[김주경 기자]  국내 다문화 학생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임에도, 정부당국의 미흡한 교육정책으로 다문화 학생들의 학습부진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생 학업성취도 분석결과 다문화 학생의 국어과목 기초미달 비율은 일반 학생의 6배가 넘는다.

지난 9일 교원단체 '좋은교사 운동'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동으로 조사한 발표에 따르면, 대구·인천 등 전국 10개 시·도 초등학교 3~6학년 학습부진 학생수는 3만309명이었는데, 이중 1471명(4.85%)이 다문화 학생이었다. 전체 학생수 54만5985명 대비 다문화 학생수 비율 2.02%(1만1055명)의 2배를 넘는 수치다.

현재 국내 다문화 학생 수는 고등학생 8천3백여 명, 중학생 1만 3천8백여 명, 초등학생은 6만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6학년은 다문화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1.3%에 그쳤지만, 1학년은 3.3%로 3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서울 A초등학교 교사의 전언에 따르면 “교내 (전교생이) 197명인데 42~43명쯤 된다고 한다. 6학년은 36명 중에 3명, 4명 정도. 지금 1학년부터 2학년, 3학년 그 학년이 제일 많다”고 밝혔다. 이 말처럼 다문화 학생이 크게 늘고 있음에도, 열악한 교육여건 탓에 학습부진은 심각한 상황이다.

전국 17개 시도의 202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학습부진 현황을 조사한 결과 다문화 학생의 학습부진 비율은 일반학생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특히, 중학생의 경우 지난해 학업성취도에서 다문화 학생의 국어 과목 기초미달 비율이 일반 학생보다 6.5배 더 높았다.

이처럼 다문화 학생의 학업 성취도가 현저히 떨어져 있음에도 정작 교육당국은 되려 교부금 을 지난 해 80억 원에서 올해 70억 원으로 10억 원이나 삭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은혜 의원에 따르면 “다문화 학생 상당 수 국내에서 태어나 자란 어엿한 대한민국 국민 이다. 하지만, 이주민에 대한 편견으로 돌봄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어 습득 능력 역시 부족함에 따라 기초 문법 교육과 해석 교육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문화학생이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 가운데 60%는 교육부가 권고하고 있는 다문화 교육사업을 시행하지 않고 있어, 교육당국과 일선학교의 무관심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아이들이 나중에 학령기에 진입하면 불리한 출발선에 설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다문화 교육의 현실을 체감하지 못한 교육당국은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앞으로 예상할 수 있는 사회적 갈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다문화 학생에 대한 교육정책의 대대적인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