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학부모 “통폐합 근거 만들려 선택제 도입했나” 비난 봇물
10년 전 학교간의 경쟁을 통해 공교육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학교선택제를 도입한 일본이 현재 학교통폐합 문제에 시달리며 학교선택제 기로에 선 모습을 보이고 있어 현재 고교선택제를 시행한 국내 교육계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남기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일본 교육계에서 거론된 학교선택제는 공교육 불신을 종식시키고 초중 의무교육 단계에서 규제를 완화함과 동시에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자 도쿄 시나가와구에서 처음 도입됐다.
학교선택제 도입으로 일본의 학교들은 특색 있는 학교 만들기에 적극 나섰고, 교원들 역시 선택받는 학교가 되기 위해 의식 개선에 앞장서는 등 일본 교육계에 변화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그러나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일본 학생들의 학교 선택 양상이 교사의 우수성이나 학교의 특색교육보다 우수한 학교시설과 제복(교복) 편의성, 대중교통과 학교 거리 등이 주요 선택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지역별 학생 수 격차가 생겨 학교를 통폐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또 어린 초등학생이 전차와 버스로 통학하거나 지역간 연계성이 떨어지는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 결국 일본은 지난 2009년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는 범위의 학교만 지원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그러나 일본 교육계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학생 수 격차로 학교 통폐합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지역별 학교시설 활용도가 차이나자 결국 경제적 낭비만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학교선택제로 인해 소규모 학교의 피해가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소규모 학교의 특성을 살린 교육이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학생 수가 한 번 줄기 시작하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돼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
일본의 학교선택제가 당면한 학교통폐합 문제에 대한 일본 학부모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지난해까지 일본 내 한인 대상 학교에 재직했던 공산고등학교 김광섭 교감은 “학교선택제가 학교통폐합 문제를 야기하면서 일본의 학부모들은 학교통폐합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교육행정을 실험적으로 실시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감은 지난해까지 일본 내 한인을 대상으로 한 학교에 교과부 파견으로 있었다. 김 교감은 “일본 교육계는 교육당국이 학교선택제 도입으로 학교교육 활성화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는데 문제에 대한 통찰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학교통폐합 문제를 야기한 이번 조치 때문에 소규모 학교들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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