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 교과서 내 한자 병기 방안을 오는 9월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한자 병기를 놓고 곳곳에서 잡음이 이는 등 찬반 논란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특히 한글 관련 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지난 16일 한글문화연대와 전교조 등 53개 단체로 이뤄진 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는 14일 오전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초등교과서 한자 병기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글학회 회원들은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상복을 입은 채 노제를 지냈다. 이 행사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 정책이 관철될 경우 한글 교과서가 생명력을 잃어 '사망'이 선고됐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됐다.

삼베옷을 입은 참석자들은 격앙된 목소리로 초등교과서 한글 병기 방침에 울분을 터뜨렸다. 회견장에는 한글 교과서 영정과 함께 교과서 유골함이 마련됐다. 이대로(초등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는 16일 기자회견에서 “이제 나라발전과 자주문화 창조의 밑거름인 한글교과서가 죽게 되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우리말에 있어서 절반 이상이 한자어인 만큼 전반적인 학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자병기를 찬성하는 심재민 전 국립국어원장은 “고급문화로 갈수록 전문 용어가 한자어가 많은데 그런 것에 접근할 때 더 편하고 쉽게 알게 하기위해서도 한자병기는 필요하다” 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전국 초등학교 중 98%에 달하는 학교들이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통해 이미 한자를 가르치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설사 “한자병기정책이 시행되더라도 사교육을 조장하는 시험 문제 출제로는 절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