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술형 놓치자 점수 하락·시험 후 학원간 이동 잦아
교육당국이 객관식 위주의 기계적인 문제풀이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창의력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올해 도입한 서술형 평가에서 다수의 학생들이 시험 시간 부족으로 점수가 하락하는 등 성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교사들의 경우 서술형 평가가 가지고 있는 객관성 판별에 대한 문제와 채점 및 성적이의 신청과 관련된 잡무에 시달리는 등 이달 6월 말부터 시작되는 기말고사에서 객관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부터 교과부는 서울 중고교 중간·기말고사에서 서술형 및 논술형 평가의 비중을 5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밝혔다. 이는 기존의 보기 중 하나의 답을 찾아내는 단답형 문제에 비해 정해진 글자 수에 맞춰 답안을 작성해야 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심적 부담이 컸다는 관측이다.
특히 논술 개념이 잡히지 않은 중학생의 경우 시험을 앞두고 서술 및 논술형 문항 대비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교과별로 보면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수학의 경우 문제풀이 과정을 일련의 과정으로 갖춰 답안을 작성해야 하는 문제가 적게는 3문항 많게는 7문항까지 출제되면서 학생들이 시험을 풀고 답안을 작성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점수 하락 현상이 생긴 것.
사회과 과학 역시 교과서에 나오는 지도, 사진, 통계, 도표 등을 분석하고 자신의 생각을 기술하는 문제들이 출제됐다. 또 사회 현안과 관련 있는 사회교과 영역의 이해도를 묻는 문제도 출제돼 평소 자신의 생각과 교과의 개념을 접목한 글 작성이 서툴렀던 학생들이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
이번 서술형 평가 도입으로 교사들의 고충도 잇따랐다. 무엇보다 채점 과정에서 객관성 확보가 큰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시험점수 객관성에 따른 시비가 생겼을 때 책임론 문제가 대두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서술형 평가는 사교육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 조치는 학원간 이동으로 이어져 그동안 학생의 점수 변동이 없었던 상황에서 서술형 문항 평가 도입으로 성적이 하락하자 학부모들의 불안심리가 작용, 학원을 이동하거나 과외로 바꾸는 현상이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교과부가 서술형 및 논술형 문항 도입으로 사교육 비율을 낮추고 창의력을 높이고자 했던 당초 목표에 반 정도 목적을 이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서술형 평가의 창의력 신장에 대한 교육적 효과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서술형 평가 확대와 정착으로 학생들의 창의력과 논리 사고력을 신장시켜 학교 교육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교과부의 입장은 단편적이라는 것.
일부 교사들은 학생들의 창의력과 논리력은 평가를 통해서가 아니라 교육과 학습 과정 등 복합적인 요인을 통해서 신장되는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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