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2일 치러지는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계가 긴장감에 휩싸였다. 교육감과 교육위원 등 교육계 수장을 뽑는 이번 선거는 학교를 비롯한 교육기관의 예산편성과 인사권, 입시정책, 교육복지 등 여러 분야에서 막강한 권한을 갖는 인물을 뽑는다. 그러나 동시다발적으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무상급식, 전교조 등 교육현안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져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더욱이 교육감과 교육위원은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요직인 만큼 교육현장 최대 수요자인 이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어른보다 할 말 많은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모인 곳을 찾았다. 현재 흥사단청소년인권포럼 위더스로 활동하고 있는 안한솔(19), 정유림(의정부여자고, 18), 정류경(혜화여고, 18) 3명의 대한민국 청소년 대표들 눈을 통해 오늘날 교육계 민주주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지방선거가 얼마 안 남았다. 교육감과 교육위원을 뽑는데 청소년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 인가?
정유림 생각보다 관심이 높다. 특히 교육감선거에 기대가 크다. 주변 학생들을 보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우리의 앞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안한솔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은 높은데 딱 거기까지인 것 같다.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라고 하는데 우리한테는 낯설다. 그보다 후보들의 주장에 세세한 근거가 없는 것 같다. 단순히 무상급식 지지냐 반대냐다.
정유경 아무래도 우리한테는 수능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입시정책 때문에 혼란스러운데 (교통정리 해주는) 사람이 없다. 주변에서는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크지 않다. 지역마다 다른 거 같다
정유림 학교가 의정부인데 비평준화 지역이다. 그래서 교육정책에 관심을 갖다보니 선거에 기대가 큰 것 같다.
-범위를 넓혀보자. 일각에서는 젊은이들의 탈정치화, 탈의식화로 인한 무감각을 지적한다. 향후 1~2년이면 청년이 되는데 오늘날 청소년들 의식은 어느 정도인가?
정유림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를 무시할 수 없다. 역사, 법, 정치, 윤리를 배우는데 뉴스에서 무능력한 정치인이나 부패를 보면 화가 난다. 우리는 그러면 안 된다고 배우는데 일부 어른들은 무책임하게 행동한다.
안한솔 선거철마다 투표율이 떨어진다고 말하는데 교육감 선거만큼은 청소년들에게도 선거권을 줬으면 좋겠다. 우리는 주장이 강한 세대지 않나.(웃음)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좀처럼 기회가 없다.
정유경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뽑는 선거권은 부담스럽지만 교육감은 아니다. 학교 주체는 학생들이라고 하는데 선거권이 없다. 의견이 반영되기 위해서는 선거권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학생들도 있다.
안한솔 청소년의 선거권이 갖는 문제도 있지만 우리가 할 말이 많다는 것을 감안해서 한 번쯤 고려해 달라.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감상은 뭔가?
정유경 일단 입시 부담감 해소.
정유림 경쟁 없는 교육이 있을 순 없겠지만 너무 입시위주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깝고 힘들다. 학교를 가고 공부하는 것이 즐거워야 하는데 부담이 크다. 학생들의 부담감을 덜어줄 수 있는 교육감이 필요하다.
안한솔 학교 체벌이나 복장지도 같은 인권분야가 더 개선돼야 한다. 이것을 지원해줄 수 있는 분이면 좋겠다.
-얼마 전 교육계가 비리로 몸살을 앓았다.
정유림 ‘모든 뇌물의 종착역은 학교’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떠돌아다닌다. 선생님과 학생 사이의 신뢰는 굉장히 중요한데 교육비리가 여기저기 불거지면서 혹시 자신이 믿고 따르는 선생님까지 불신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까봐 안타깝다.
정유경 교육비리 때문에 신뢰성이 무너지는 거다. 정책이 정착되지 못하면서 비리가 생기는 게 아닐까 싶다.
-최근 교육계는 개혁의 나날이 이어졌다.
안한솔 수월성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특별하게 보인다. 경쟁 심리 강조로 학생들 사이에서 우월감이 퍼질까 걱정이다.
정유림 안 그래도 입시경쟁이 심한데 학력평가나 모의고사로 부담이 크다.
정유경 입학사정관제에 할 말이 많다. 사교육 줄이겠다지만 준비된 학생들한테 유리한 제도지 않나.
-교육계 민주주의 꽃은 얼마나 피었을까?
정유림 정직해야 할 교육계가 자꾸 부정적인 면만 부각된다. 학교에는 훌륭하고 학생들을 존중해주는 선생님들도 많다. 비리 때문에 좋은 선생님들이 피해 받는 건 속상하다.
정유경 아무래도 교육비리 영향이 커서 10점 만점에 5점 주고 싶다.
안한솔 비리로 청렴도를 말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일부에서는 아직도 학생들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하니 교육계 민주주의는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차기 교육감과 교육위원에게 한 마디 한다면.
안한솔 진정한 교육의 의미를 실천하시는 분이길 바란다.
정유경 학생을 위한 교육정책을 기대한다.
정유림 학생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귀담아 듣고 입시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부탁드린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