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정부와 여당이 사립학교교직원연금(사학연금)법 개정 논의를 시작했다. 이에 가입자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추진 과정이 마냥 순탄치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정은 공무원연금 제도와 함께 사학연금을 개선하지 않으면 형평성 문제가 발생, 정기국회 때 사학연금법 개정을 마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교육부와 새누리당은 지난 6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사학연금법 개정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당정협의를 가졌다.

사학연금법 개정의 핵심 골자는 개정된 공무원연금법을 사학연금법에도 그대로 준용하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학연금법은 공무원연금법을 거의 대부분 준용하게 돼 있어서 공무원연금법 시행에 따라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학연금 관련 단체들은 사학연금 개편 방향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전국대학노동조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교수노동조합을 비롯한 7개 사학연금 관련단체로 구성된 '사학연금 공동대책위원회'는 7일 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학연금 가입자 단체들은 “지급률과 달리 공무원연금법을 준용하지 않아도 되는 기여율까지 공무원연금법 개정에 맞춰 올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이런 움직임 속에서 사학연금 관련단체들은 “당정이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사학연금 개정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며 졸속추진에 대해서도 불만을 내비쳤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순준 이사장은 그러나 “교문위 소위에서 뚝딱 처리하고 넘어갈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사회적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학연금법 개정은 사학연금 가입자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함께 사학연금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해 사회적 공론화와 논의 절차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국 대학노조 정책국장에 따르면 “사학연금법을 보면 지급률만 공무원연금법을 준용하도록 돼 있다. 기여율과 부칙조항은 준용 대상이 아니라”고 얘기하면서 매번 정부는 공무원연금법을 개정할 때마다 기여율까지 그대로 사학연금법에 준용해 왔다고 밝히면서 공무원과 똑같이 기여율을 맞추라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공무원연금은 기금이 고갈되면 국가가 보전해주지만 사학연금은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는 강제 규정이 없다”며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으니까 사학연금법은 공무원연금법을 준용해 쉽게 숫자만 바꾸면 되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