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 정보시스템 구축 관련 부실하게 산정된 평가지표를 적용한 용역결과를 인정하여 막대한 예산 낭비를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감사원이 발표한 ‘국가 주요 정보화사업 추진 및 관리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1년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정보시스템(사업비 380억여 원) 구축방식에 관한 민간 업체의 용역보고서를 검수하는 과정에서 ‘제안요청서’와 달리 부실하게 산정된 평가지표를 적용한 용역결과를 그대로 인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원은 특히 업체가 계약 내용과 다른 규격의 시험용 칸막이 3만 9,380개(50억여 원 상당)를 1,100개 학교에 납품했음에도 이를 묵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감사원은 김영수 평가원장에게 해당 업체가 규격 미달 칸막이를 납품하면서 얻은 부당 이익을 환수하고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칸막이 검수 업무를 태만히 한 평가원 직원 A씨에 대한 문책과 함께 관련자들에 대한 주의 또한 요구했다.

한편, 교육부는 중·고등학생의 ‘창의적 체험활동’을 대학입시 등에 활용키 위해 구축한 ‘에듀팟’(사업비 216억여 원)의 실제 사용률이 극히 저조(2010년 10월 기준으로 중고생 6.2%, 가입교사 0.87%만 1회 이상 이용)한데도 그 대책은 마련하지 않은 채 시스템 규모 확대만을 추진하다 감사원으로부터 “사업을 재검토하라”는 통보와 함께 주의 요구를 받았다.

감사원은 이 같은 사항을 포함해 모두 42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업무 편의 등을 위해 수십억~수천억 원을 들여 만든 각종 전산정보시스템이 중복 투자되거나 제대로 활용되지 않으면서 막대한 예산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게 감사결과다.

이번 감사는 중앙 정부부처 등이 운영 중인 1만 8,000여 개 정보시스템 가운데 규모가 크고 유관 시스템과의 연관도가 높지만 활용도는 낮은 경찰청 등 6개 기관의 14개 시스템을 대상으로 작년 10~11월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