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교육부 위탁으로 한자병기 관련 연구팀을 짜서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가원은 이달 중순 초등학교 한자 병기 확대 방안을 ‘한문과 교육과정 개정 연구안’에 포함시켜 초·중·고 교사들을 상대로 온라인 정책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26일 밝혀졌다.

평가원은 온라인 홈페이지 첫 화면에 교육부 위탁을 받아 ‘한문과 교육과정 개정을 위한 시안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질문 내용은 초등과 중등 교사를 나눠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한다면 몇 학년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어느 과목에 병기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본문 표기 방식 9가지 중 어떤 방법이 바람직한지’, ‘몇 자 정도의 한자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지’ 등을 묻는 내용이었다.

모두 한자 병기를 전제로 한 질문으로 평가원에서는 한자 전공 연구원 2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연구 진행 상황과 연구책임자의 이름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평가원 관계자는 “곤란한 상황”이라는 답변을 했다. 그는 이어 “5월 1일에 한문과 교육과정 시안 공개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이 평가원이 급하게 공개토론회를 갖는 이유는 모든 초등학생에게 적용되는 한자 병기 문제를 여론수렴 없이 기정사실화하듯 추진하는 것이 우려스럽다는 지적의 목소리에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초등 교과서 한자 병기에 대해 만장일치로 반대 입장을 채택하고 교육부에 건의한 바 있어 앞으로 교육부와 시·도교육감이 날 서게 맞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