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이 학교시설비의 99.5%가 모두 지방채(빚)로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진후 의원이 제출받은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학교시설비 기준재정수요액은 올해 3조 6천 921억 원이다. 이 중에서 3조 6천 727억 원(99.5%)은 지방채다.

기준재정수요액이란 시도교육청의 한 해 살림살이에 필요한 금액으로, 교육부가 가름한다. 교육부는 기준재정수요액에서 시도교육청의 수입(지자체 전입금과 수업료 수입 등 기준재정수입액)을 뺀 다음, 보통교부금을 총액 교부한다.

최근 3년의 추이를 보면, 2013년 27.0%에서 2014년 33.3%로 소폭 증가했다가 올해 2015년 99.5%로 급증했다. 그 이전의 2011~2012년 두 해 동안에는 지방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학교 신설과 교육환경 개선 대부분을 빚으로 하는 셈”이라며 “학교시설비 대부분이 지방채인 이유는 수입 면에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감소했고 지출은 누리과정과 인건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누리과정 인건비 비중이 2013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다가 올해 들어 기준재정수요액 총액의 70%를 넘어섰다”며 “수입 적고 누리과정과 인건비 지출 많아지다 보니, 학교시설비 등 다른 곳에 쓸 돈이 없다. 지방채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또 “지방교육재정이 포괄하는 학생은 최근 3년 동안 증가했다”며 “누리과정 때문이다. 2012년부터 어린이집 등을 지원하다 보니, 그만큼 추가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1년 711만 명이었던 학생 수는 2012년 742만 명으로 급증하였고, 2013년과 2014년 각각 768만 명과 750만 명에 이르렀다.

정 의원은 “누리과정과 인건비 합한 비중이 계속 늘어나고, 학교시설비 대부분이 지방채인데, 이거야말로 비정상”이라며, “교육환경 개선과 교육자치가 제대로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