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대학에서 제공하는 사전정보만으로 이색학과에 뛰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쟁력과 실용성에 주목해 틈새영역을 공략한 이색학과의 이면에는 부실한 정보가 곳곳에 숨어있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대학들은 새로운 사회변화에 맞춰 전문화된 인력을 창출하겠다는 명문으로 이색학과 개설에 앞장섰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교의 사전정보만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하는 부담과 한계를 안고 있다.
특히 취업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거나 근로여건이 정비되지 않았음에도 불구, 대학의 섣부른 이색학과 개설로 미지영역 개척을 꿈꾸던 젊은이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대학, 이색학과 개설하다 수요 줄면 폐지
그동안 2·3년제를 중심으로 개설되던 이색학과는 4년제 대학까지 합세하면서 근래 들어 공급이 급격히 늘어난 추세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의 ‘전문대 신설 예정학과 중 이색학과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해마다 많게는 20개, 적게는 8개의 새로운 학과가 출연했다.
늘어난 수만큼 학과 명함도 다양하다. 2·3년제를 중심으로 개설된 신발공학과, 전통복식과, 응급구조과, 장례지도과, 풍수지리학과, 순경가정문화학과, 김치발효학과가 개설됐고, 4년제는 로봇시스템공학과, 바둑학과, 직업재활학과, 스포츠마케팅학과 등 실무 성격이 강한 학과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이색학과는 시장에서 취업시 희소가치를 장점으로 부각, 특화된 분야를 실용적으로 접목한 덕분에 점차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색학과는 사회 변화에 따라 개설된 학과이기 때문에 흐름이 바뀌면 가치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급변하는 사회 트레드에 편승되어 개설된 이색학과들은 수명을 연장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게다가 전문 강사 확보도 쉽지 않다. 분야가 체계적으로 잡혀 있지 않아 교육과정 편성을 진두지휘할 마땅한 인력이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취업시장은 취약한 근무여건을 그대로 드러낸다. 졸업생들은 박봉과 비정규직 채용, 4대보험 미적용 앞에서 이리저리 헤맬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교육당국 차원에서 이색학과의 사전정보를 제공, 현행 시스템을 개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진미석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교육당국 차원에서 제공되는 이색학과 정보는 일부에 불과하다”며 “대학과 교육당국 등 여러 루트를 통해 수요자들에게 사전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당국, 대학자율화 발 묶여 구경만
이색학과 정보 제공에 소홀하다는 지적에 교육당국은 난처한 입장이다. 대학자율화로 대학의 학과 개설 및 폐지 등 개편이 비교적 자유로워지면서 이를 감시·제재하기가 수월치 않은 것.
또 한국고욕정보원이 매년 전국의 대학을 대상으로 학과소개와 직업세계를 노동시장과 연결한 자료를 발간하고 있지만 학문 계열 비슷한 학과임에도 명칭이 다르거나 교육과정 부분 편성으로 학과 성격을 규정하고 파악하기 쉽지 않다.
진 선임연구위원은 “대학은 대학정보공시에 의해 공개할 의무가 있다”며 “그러나 수요자들은 보이는 학과 정보 외에 다른 정보를 알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이 제공하는 이색학과 특징에 현혹되기보다 졸업자와 선배, 교수를 통해 학과에 관한 정보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 볼 것을 조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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