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가 아이들을 바꿨다. 의기소침하던 아이가 자신감을 회복해 얼굴이 환해진 것은 물론, 만사에 툴툴대던 아이는 교사 말에 재깍 움직이는 모범생이 되었다. 친구들과 잘 놀다가도 화가 나면 욕하고 때려 교사가 혀를 내두른 아이도 온순한 양으로 변했다.
그렇게 교실에서 말썽꾸러기로, 학교에서 문제아로, 교육계에서 골칫거리로 내몰렸던 아이들은 축구교실에서 관심받자 확 달라졌다. 그렇다면 이 아이들은 바꾼 힘은 무엇일까?
유소년 축구교실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차범근축구교실은 노원 지역의 저소득 가정 아이들을 위한 축구교실을 만들고자 지난해 2월 노원교육지원센터를 방문했다.
이들은 아이들이 용산에 있는 축구교실로 가는데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판단, 강사가 노원지역으로 찾아와 소외계층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으로 골격을 잡았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 수요를 파악하고 가능한 진행 거점을 마련하는 등 노원지역의 학교와 센터, 차범근축구교실의 협력이 속속 이루어졌다.
노원지역 축구교실은 차범근축구교실측의 참가비와 유니폼, 기자재의 지원으로 진행된다. 전폭적인 전액 무료지원이지만 세련, 아이들을 배려했다.
또 한 번의 많은 지원 내용으로 참여를 유인하기보다 아이들의 적극성과 즐거운 생활체육 만끽을 통해 프로그램 매력을 높이는 것으로 지원 속도를 조절했다.
더불어 강사들은 참여 학생들의 환경을 감안해 축구교실이 인성교육과 학교생활에 연계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
노원지역 축구교실을 담당하는 차범근축구교실 이광수 강사는 150명의 아이들 중 대부분이 경제적인 어려움부터 부모님이 안 계신 가정에서 자라온 탓에 규율과 규칙이 무감각한 점에 주목했다.
이 강사는 “인성이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들에게 축구를 통해 규율이 무엇인지 알려줘야 했다”며 “언어가 거칠고 행동이 폭력적인 아이들의 환경 요인을 파악하고, 축구 과정에서 때로는 엄하게 질책하고, 때로는 관심과 격려 보여줬다”고 말했다.
덕분에 아이들은 축구 과정에서 알게 된 규칙이 게임에 적용되는 것을 경험하고 규칙과 규율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더불어 가난과 지지 부족으로 축구를 포기했던 청소년들에게 축구교실 참여 기회를 부여, 이제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동생들을 돕고 있다.
게다가 언어와 행동이 거칠었던 아이들은 오히려 축구를 통해 리더십을 발휘, 역량을 확인하는 결과도 얻었다. 지난 5년 동안 이런저런 치료, 상담, 약물처방을 받아왔던 한 아이는 축구교실 참여로 가장 큰 변화를 보이기도 했다.
아이들의 변화가 나타나자 학부모와 교사의 동참도 잇따랐다. 특히 자녀문제로 학교에 불려가던 학부모들은 이제 자발적으로 학교를 찾아와 자녀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 중심에는 축구 강사와 아이들의 순수한 관계 형성이 큰 몫을 했다. 노원지역에 거주하는 이 강사는 아이들에 대한 남다른 이해와 포용력을 보인 인물.
이 강사는 “반항하고 저항하는 아이들은 일부로 욕을 하거나 반말을 하기도 하는데 신체훈련 활동과 성취감, 즐거움을 얻으면서 고쳐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차범근축구교실을 기획·관리하는 노찬기 강사는 “1년간의 노원지역 축구교실 시범운영을 기반으로 점차 지원을 확대하고, 그 중 우수한 기량을 가진 아이들 대상으로 엘리트반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음지에서 소외된 아이들의 기량이 발휘되는데 돕겠다”고 밝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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