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 장애가 있는 특수교사 지망자가 임용 탈락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 광주교육청과 주장이 서로 엇갈려 싸움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특수교사(중등특수과목) 임용시험에 응시한 장 모(34.여)씨가 면접에서 뇌병변장애를 고려한 보조기구 및 시간을 제공하지 않은 채 ‘의사소통이 안 된다’는 이유로 임용에서 탈락 처리한 것은 부당하다며 불합격 처분을 취소해 줄 것을 요구했다.

장 씨는 이와 같은 내용으로 광주 법원 앞에서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등 인권단체와 함께 광주광역시 교육청을 상대로 ‘특수교사 임용불허 취소 소송’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 씨는 2004년 졸업 당시 중등특수학교 2급 정교사 자격을 취득, 수차례 임용 시험에 응시해 지난해 1월 특수교사 임용시험 장애구분모집에서 1차 시험에 합격했다. 하지만 면접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고 합격하지 못했다.

뇌병변장애인은 장애특성상 언어장애를 동반할 수밖에 없는데도, 면접 시 편의 제공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엄연한 장애인 차별이라는 것이다.

장 씨는 “언어장애를 동반한 뇌병변 장애인에게 면접관들이 보조기구 사용을 제지하고 ‘구어’로만 답할 것을 요구한 것은 비장애수험생과 같은 평가기준을 적용한 것”이라며, “10분 동안 이뤄지는 면접시간 동안 얼마나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장 씨는 지난해 말 행정심판에서 패하자 광주시 장휘국 교육감을 상대로 광주지방법원에 중등특수교사 임용시험 불합격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장 모 씨를 면접에서 부적격 판정한 것은 단순히 면접만을 통해 불합격된 것은 아니고, 장애인교원심의위원회 심의 6번을 통해 부적격 판정이 된 것”이라며 “본인 심의 4번과 전문가소위원회 2번이었고, 전문가소위원회는 장애인학생 1명, 학부모 1명, 장애복지단체 1명, 대학교 특수교육과 교수 3명, 현직 특수교사 3명 등 9인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면접 당시에도 본인이 스케치북을 활용하겠다고 했을 뿐 휴대폰 음성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겠다고 한 적은 없었다”며 “면접 시간도 시간제한 없이 충분히 줬다”고 말했다.

장애정도는 어느 정도였느냐는 질문에 그는 “당사자는 뇌병변 1급에 복합장애가 있고, 위원장이 지망생의 이름을 물었을 때 1분 이상이 걸렸다”며 “개인적으로 많이 노력했다는 것은 알 수 있었으나 언어전달이 안 되는 면이 안타까운 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수교사 임용에서 장애 정도를 기준으로 미리 정해 놓고 면접한다는 것은 오히려 차별이기 때문에 필기시험 및 면접과 장애인교원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적격 여부를 가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자회견이 열린 지난 9일은 소송과 관련해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공판 전날 알 수 없는 이유로 연기돼 내달 28일 첫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