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지초등학교 방과후학교 바이올린 반을 지도하는 윤남희 강사가 유성재(9)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
특기·소질 키우는 방과후학교 개설 절실
방과후학교서 바이올린 지도만 10년째 ‘윤남희 강사’
지난달 30일 오후, 상지초등학교(교장 박영순) 음악실 한켠에서 이다예(11) 학생이 움켜진 바이올린에 윤남희 강사가 손을 얹으며 설명했다.
“흐물흐물 치는 게 아니라 터치를 강하게 해야 소리가 명확하게 나와. 다시 해보자”
윤 강사의 말에 이다예 학생이 힘차게 활을 내리치자 선율이 전보다 또렷해졌다. 윤 강사에게서 20분 남짓 레슨을 받은 이다예 학생은 자신의 보면대를 챙겨 개인 연습에 몰두했다. 옆에서 대기하던 유성재(9) 학생은 자신의 차례가 되자 윤 강사와 협주곡을 맞춰봤다.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수업이 방과후학교의 원칙이지만 윤 강사는 아이들과 일주일에 2~3번, 오후 6시까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연습한다. 시간만 맞으면 주말에도 학교로 모인다. 학교는 윤 강사의 열정과 학생들의 열성에 놀라워하며 문을 활짝 열어줬다.
방과후학교 바이올린 지도만 10년째인 윤 강사는 1:1 레슨을 기본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방과후학교를 일주일 3번으로 연습시간을 늘렸다. 1년에 두 차례 공연을 갖는 이들은 방학이면 날마다 나와 합주 시간을 갖는다. 이렇게 방과후학교 시간을 늘리고 연습 포맷을 정한 건 아이들 때문이다.
고가의 바이올린은 여러모로 배우기 쉽지 않은 악기다. 연습용 악기라도 10만원이 훌쩍 넘고 학원에서 배울라 치면 레슨비에 입이 벌어질 지경이다.
윤 강사는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곳은 학교 뿐”이라며 “방과후학교의 역할은 학생들의 특기와 소질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윤 강사는 지금보다 많은 아이들이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반이 개설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윤 강사는 “학교를 졸업하면 방과후학교도 같이 끝나서 몇 년 동안 발굴한 학생의 재능이 끊긴다”고 안타까워하며 “학교끼리 연결고리가 형성돼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면 더 많은 아이들이 졸업하고도 특기를 연마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선 학교와 교사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윤 강사는 “학생들을 위한 진짜 방과후학교가 되려면 학교 담을 무너뜨리고 연대해야 한다”며 “학교를 가리지 않고 졸업한 학생들과 재학생이 모여서 멋진 바이올린 협주곡을 멋지게 연주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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