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잇단 학생자살을 막기 위해 학생이 스마트폰에서 '자살'과 관련된 단어를 사용하는 등 자살징후가 보이면 부모에게 전달하는 알림서비스를 추진하기로 했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교육계에서는 학생의 자살 원인이 다양하고 자살 위험군 정도에 따라 효과가 나뉠 수 있는 만큼 인성교육 중심의 교육패러다임 전환과 같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자살징후 부모알림 서비스는 감시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학생과 부모의 거부감을 가져올 수 있고, 학생이 문제가 될 단어를 미리 알고 사용을 자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인터넷 사이트나 메신저에서 정한 금칙어를 회피하는 방법이 퍼져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관계자는 “자살을 선택하는 데는 가정불화, 성적비관 등 여러 요인이 있는데 요인별로 대처 방안이 달라야 한다”며 “자살징후를 감지하는 서비스 등은 궁극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역시 “문용린 교육감 때 서울 교육청에서 10개 학교를 대상으로 교사가 학생의 스마트폰을 감시하는 앱을 운영하도록 했는데 효과가 없었다”면서 “SNS를 검색해 통제하는 방식은 학생에 대한 감시가 목적인만큼 인권침해만 유발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15년 제2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학생 자살 예방 대책을 확정했다.

우선 카카오톡과 문자메시지 등 SNS에 표출된 학생의 자살징후를 사전 감지해 이를 부모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자살관련 유해 앱 및 인터넷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를 보급할 방침이다. 또 투신에 의한 학생자살이 많은 것을 감안, 안전시설 설치를 강화하는 법 규정도 마련했다.

지난해 발생한 학생 자살 사례 118건 중 투신이 65.9%로 가장 많고, 투신 장소는 아파트 옥상이 33%로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평상시에는 옥상 출입을 통제하고 화재 등 응급상황에만 개방하는 자동개폐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했다.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장을 대상으로 관리자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교사에 대해서도 연수를 실시해 학생의 자살징후를 빠르게 감지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별 '자살예방교육 전문강사'도 육성·관리할 계획이다.

교총은 "제도적 접근은 실효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실천운동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하며 학생을 중심으로 교사, 학부모가 한마음이 되는 학사모일체 운동과 인성교육 실천을 통해 자살을 예방하는 사회적 노력과 운동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자살 예방대책으로 제시된 자살징후 부모 알림 서비스는 위험군 정도에 따라 효과성이 나뉘고 투신 방지를 위한 아파트 등 위험시설 접근 제한은 이미 극단적 선택을 결심한 학생에게는 효과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특히 자살예방교육전문강사 육성 보다는 기존 담임교사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