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객관화된 사료의 간극 속에서 역사교사가 취해야 할 효과적은 역할은 무엇일까?
최근 방영되는 선덕여왕이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이를 시청하는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역사수업 시간에 ‘미실’ 이라는 인물에 대한 질문이 늘어난 것. 그러나 이는 근래에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그동안 사극드라마 붐이 일면서 이를 본 학생들이 역사교사에게 역사적 사실을 묻는 일은 흔하다.
하지만 역사교사의 고민은 남다르다. 역사적 소재를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드라마와 객관화된 사료 간극 속에서 어떻게 지도해야할지 쉽지 않다.
홍대부설여고 이병욱 교사는 “역사교과를 지루하게 암기하는 학생들에게 사극드라마는 관심을 재고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삼는 드라마의 활용가치는 높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역사드라마 활용처럼 학생들에게 역사적 사고력에 도움되는 모형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7차 교육과정의 분류사 중심 교과구성 자체가 다루고 있는 내용이 워낙 방대해 수업모형 적용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사가 자체적으로 영상을 활용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또 수업자료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로 사극을 비롯한 역사관련 동영상을 부분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일반적이다. 그러나 역사드라마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된 픽션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학생들에게 왜곡된 역사인식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행여 학생들의 사관을 오염시키지 않을까 하는 염려다.
즐거운학교 전국역사교사모임 사무국 관계자는 “사극드라마로 인해 학생들의 역사관 혼란을 염려하는 시각도 다소 있다”면서 그러나 “학교현장에서 역사가 저변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드라마가 학생들의 역사 관심을 높인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강원사대부고 박덕규 교사는 “드라마와 역사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것은 역사교사의 역할”이라며 “사극드라마나 만화 등 활용할 수 있는 영상은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교사는 “역사 왜곡의 소지가 있다고 해서 외면하기보다 오히려 오류를 발견해 찾는 학습과정으로 활용하면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그동안 드라마 ‘해신’을 보면서 장고보 인물을 학생들과 탐구하고, 당시 한중일 3국의 무역이나 역학구도에 대해서 토론시간을 갖았다. 드라마나 만화에서 등장하는 오류를 발견하는 것도 학생들에겐 흥미 있는 교육활동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홍익대 역사교육학과 김민제 교수는 “교육자의 좋은 매체 선정 능력이 관건”이라며 “역사적 사실을 잘 묘사한 영상매체는 올바른 역사이해를 극대화시킬 수 있지만 틀린 내용을 담은 매체를 선정해서 교육에 사용하는 학생들에게 평생 왜곡된 이미지를 남겨줄 수 있다”고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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