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과 2008년 서울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학습활동을 비교, 분석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결과 원어민 보조교사 영어 정책과 기초부진학습 프로그램 등은 소기의 교육적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통신 및 인터넷 사교육이 학원이나 과외 사교육 보다 공부시간에 효과를 주는 것으로 밝혀져 교육당국이 추진하는 인터넷 및 EBS 교육방송 운영에 대한 정책이 힘을 받을 것을 보인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달 27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1988년 서울 20개 중학교 2천399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서울대 사범대 교육연구소의 ‘중고생의 생활과 진로에 대한 종단적 연구’와 2008년 서울 26개 중학교 1천216명의 학생을 조사한 교육개발원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해 발표했다.
◇ 원어민 보조교사 영어 성취도 ‘부정적’
원어민 보조교사 수업이 영어 성취도와 자신감 수준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거나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종단연구(KELS) 2~4차년도 자료를 이용한 선형 성장모형 분석 결과에서도 원어민 보조교사 수업이 영어 사용 사진감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크기가 매우 작아 실제 효과는 매우 작다고 밝혀 원어민 보조교사 정책의 효과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반면, 방학 중 외국어 체험과 영어 사교육 기간, 월평균 가구 소득 등 영어 성취도 및 자신감 수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 특목고 진학 ‘부모 학력·소득’ 영향
특목고 진학에 부모의 학력과 소득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목고 진학 학생들의 부모 학력이나 가구 소득과 같은 배경 원인이 일반고 진학 학생들에게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이나 가구 수입에 따라서는 차이가 없었으나, 부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특목고에 진학할 가능성이 높게 나왔다. 또 매달 지출하는 사교육비가 높은 학생일수록 특목고에 진학할 확률이 높았다.
한편, 지역별로는 광역시나 기타 도지역에 비해 서울, 인천, 경기와 같은 수도권 지역에서 보다 많은 학생들이 일반고보다는 특목고에 진학하고 있었다.
◇ 저성취 학생, 기초부진학습 효과 없어
중1부터 중3까지 저성취(학습장애 위험군) 학생들의 3년간 학업성취 수준 변화율에 기초학습부진프로그램이 오히려 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기조절학습능력과 사교육은 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초기치의 사교육 효과를 통제한 결과에 의하면 사교육은 변화율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준별 이동수업의 경우 정적인 관계를 보였지만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또 사교육, 수준별 이동수업 기초학습부진 프로그램의 경험이 자기조절 학습 능력 점수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 다문화가정 학생 부적응 ‘교사 관계’ 영향
다문화 가정 학생의 학교에 부적응하는 가장 큰 이유로 교사의 영향이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 즉 학생들이 학교 부적응하는 것은 학력이 떨어져서 이거나 교유간의 따돌림이나 소외 탓이기 보다는 교사 관계에서의 부적응 요인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 인터넷, 1:1 사교육보다 공부시간 효과 커
국어, 영어, 수학 교과의 경우 통신 및 인터넷에 의한 사교육 경험이 면대면(학원, 개인 및 그룹과외, 학습지)의 사교육 경험보다 공부시간에 미치는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사교육 강도라는 변인(사교육 시간과 비용을 통합해 만든 변수)을 통제한 후에도 통신 및 인터넷을 통한 사교육 경험이 면대면 사교육 경험보다 실제 공부시간에 미치는 효과(공부시간)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청소년 불균등, 사회경제적 차원서 이뤄져야
한국 청소년들의 사회적 차원 불균등 현상이 단순한 소득 균등이나 부모의 교육 균등으로는 해소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보고서는 사회경제적 차원에서 균등이 이루어져야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가구소득이 매우 일관되게 기울기의 차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가장 시급하게 감소해야 할 불균등 차원이 가구 소득이라고 지적했다.
◇ 학력 높거나 사범대 출신 교사 많을수록 ‘성공적인 학교’
교사의 학력이 높거나 사범대 출신의 교사가 많은 학교일수록 ‘성공적인 학교’에 속할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여기서 ‘성공적인 학교’는 사교육 의존도가 낮으면서도 학업 성과가 높은 학교다. 이것으로 교원 양성과 임용, 재교육과 관련된 노력이 사교육 수요를 줄이면서 교육성과를 높이는 방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학교 특별 프로그램 중 교과 관련 방과후학교를 제외한 영어교과교실제나 원어민영어교육, 자율학습, 수준별이동수업, 기초학력부진지도 프로그램 등의 운영여부 변수는 ‘성공적인 학교’에 효과를 미치지 않았다. 반면 이 프로그램을 학생들의 수요와 학교의 특징에 맞게 충실히 운영하는 경우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한편 학교운영지원비 중 교수-학습활동에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될 경우 ‘성공적인 학교’가 될 확률이 오히려 미세하게 줄었다. 이는 단순한 예산 투여가 수업의 질로 연결되지 않음을 증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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