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의 증가,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현대에는 자녀양육을 대행할 사람이 필요하게 되었다. 국가나 개인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은 아이를 돌보는데 한계가 있으며 기성세대의 경제적 부담 등으로 황혼육아에 이은 ‘격대교육’이 재조명 되고 있다.

전영철 한국 격대교육연구 소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밝힌 격대교육은?


격대교육이란.

부모를 대신하여 아이를 맡아 키우는 것을 우리나라에서는 ‘격대교육(隔代敎育)’이라고 불러오고 있다. 격대교육은 국가나 인종의 구분 없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는 ‘손주육아’ 방식이다.

황혼육아와 격대교육은 어떻게 다른지.

황혼육아와 격대교육이 같은 뜻을 가진 말인 것 같아도 두 단어가 풍기는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황혼육아란 나이든 어른이 아이를 키운다는 의미로 나이가 들어 아이를 키우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럽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격대교육은 손주를 키우는 동안 단적으로 전승해주는 것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손주양육을 ‘황혼육아’라기 보다 ‘격대교육’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격대교육의 오해와 진실.

조부모는 아이의 주 양육자가 아닌 ‘보조양육자’다. 조부모는 손주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놀아주고 먹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손주에게 무언가 가르쳐야 한다는 것 때문에 일부 조부모들은 손주 교육에 필요한 분야를 배우기 위해 스스로 평생교육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것은 조부모들에게 심한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격대교육의 가장 큰 이점은.

사랑을 받으며 자란 아이는 남에게 사랑을 베풀 줄 안다. 추수감사절 때 칠면조 천 마리를 사서 이웃에게 나누어주는 할머니를 보고 자란 빌게이츠는 자신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을 때 가난한 이웃을 위해 거액의 재산을 기부하는 세계적인 기부왕이 된 밑거름이 되었다.

또 어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는 것은 덤이다.

조부모에게 자녀를 맡기는 것을 꺼리는 부모들이 있지 않은지.

종종 그런 경우를 만난다. 주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아이를 맡아 키울 조부모들에게 현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세대조부모들은 자녀보다 배움의 기회가 적어 영어를 비롯한 많은 부분에서 부족하다. 그렇다보니 젊은 부모 시각에서는 어린 자녀를 가르쳐 줄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둘째는 조부모가 시골에 살고 있는 경우다. 도시 생활에 익숙한 젊은 부모들은 시골의 양육환경을 못미더워한다. 도시 아이들의 비해 문화적 혜택이 비족하고 비위생적인 생활환경 때문에 그런 것도 더러 있다.

이럴 경우 오히려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육아도우미나 보육전문가에게 아이를 맡기는 것을 원한다.

젊은 부모와 조부모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Tip.

아이의 양육과 관해서 일어나는 갈등에는 양육법에 따른 의견차가 주된 원인이다.

젊은 부모들은 조부모들의 양육방식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자신들이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과거의 양육법을 크게 신뢰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아이 양육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두 세대 간의 상호존중과 이해가 중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아이의 양육법에 대한 지속적인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과거와 현대 육아법의 장‧단점을 이해하는 게 가장 큰 핵심이다.

본인의 집에서는 육아 전문가들의 책을 구입하여 함께 읽어가면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격대교육에 앞서 당부하고 싶은 말.

격대교육은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차선의 선택이라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아이를 키우는 조부모에게 젊은 부모의 교육관이나 양육법을 강요하는 것은 큰 부담을 안겨주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