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6학년 1학기에 배우게 될 국정 초등사회(5-2) 실험본 교과서에서 350여 개의 오류가 무더기로 적발되면서 교과서 국정 검토 논란이 제기됐다.

역사정의실천연대는 지난 9일 초등사회 실험본 교과서 분석 자료와 성명서를 통해 ‘초등 사회 교과서의 국정 개발 중단 촉구’에 나섰다.

단체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국정 초등학교 사회교과서 실험본에서 역사왜곡과 부정확한 표현 등 약 350개의 오류가 발견됐다. 실험본은 국정 교과서가 보급되기 전 시험적으로 사용되는 책이다. 이번 학기 전국 40개 초등학교 이 교과서로 수업을 진행했다.

책 95쪽에는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설명하면서 ‘을사조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토 히로부미’라며 ‘성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또 일제가 한국의 의병을 ‘토벌’(93쪽), ‘소탕’(94쪽)했다고 서술하고 일제강점기 시절의 쌀 수탈에 대해서도 ‘수출’(96쪽)이라고 표현하면서 교학사 교과서와 유사한 서술을 보였다. 심지어 사진 속 그림의 한자어 미영격멸(米英擊滅)을 미영격퇴(113쪽)라고 잘못 표기하기까지 했다.(사진)

단체는 이 같은 오류를 포함. 명백한 사실 관계 오류, 부정확한 표현, 역사적 맥락을 잘못 기술한 내용이 무려 350여 개(쪽당 2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교과서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와 같은 검정 절차를 거쳤다면 절대 합격할 수 없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또, 교과서의 품질을 저하시키는 원인을 지적하며 “무성의한 편집과 중고등학교 수준의 엄청난 학습량, 반복된 사진사용, 고증을 거치지 않은 삽화, 독서의 흐름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편집 등의 문제를 예로 들었다. ‘누숙경직도’와 같은 역사교사도 잘 모르는 역사용어가 남발된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내비췄다.

이 밖에 안동 하회 별신굿의 내용을 잘못 적거나, 평서체로 쓰인 설명 중간에 갑자기 경어체가 등장하는 등 부정확한 표현과 사실 관계를 왜곡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특히, “박정희 정권에 관한 서술에서 군사 정변과 유신 독재의 실상을 왜곡한 서술, 새마을 운동을 경제발전과 결부시켜 과도하게 평가한 서술 등은 초등학생들에게 편향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우려도 적지 않다.”

이들은 “교육부가 2012년부터 2014년 2학기 실험본 교과서를 현장에 보급할 때까지 2년이 걸렸는데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의 국정교과서 편찬 주장이 얼마나 허구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비판하면서 “교과서 발행 체제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정말 화가 난다’ ‘친일파들이 모여 만든 교과서 인가?’ ‘기본 공부를 배우는 교과서가 이렇다니 어이상실이다’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