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환경에 성과 미미해도 점수는 높아” 지적
내년부터 시행되는 교원양성기관에 대한 정부 차원의 평가 시안이 공개되면서 각 영역의 평가 배점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17일 서울 우면동 한국교총회관 컨벤션홀에서 공청회를 열고 내년부터 실시되는 3주기 교원양성기관 평가 시안을 공개했다.
3주기 교원양성기관 평가 시안은 내년부터 교대와 사대 등 교원양성기관에 대한 정부 차원의 평가에 따라 실적이 나쁠 경우 행정적 제재를 받는 것을 담고 있다. 특히 전임교원 확보율과 운용의 적절성, 교수능력 개발의 충실성, 교직담당 전담직원 확보율 등 교원양성기관의 ‘경영 및 여건’(450점)이 교원양성기관 평가의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기관평가연구센터 구자억 소장은 “교원양성기관의 경영 및 여건 영역(450점), 프로그램 영역(300점), 성과 영역(250점) 등을 평가지표로 삼아 평가를 실시하고, 이 결과에 따라 행정, 재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3주기 교원평가 결과를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 또는 제재와 연계했다는 내용에 초점을 뒀다.
중앙일보 교육개발연구 강홍준 소장은 “양성과정 별로 떼어내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한 대학 내 다양한 양성과정을 한꺼번에 비교 평가하려는 것과 교육여건이나 운영실태 이외에 성과 영역을 측정하겠다는 것은 과거 평가와 다르다”고 평했다.
그러나 각 영역의 평가 배점에서 불합리한 점도 노출됐다는 평도 이어졌다. 한국교원대학교 류희찬 기획처장은 “성과 영역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안이지만, 성과 영역의 점수가 1/4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학의 시설이나 행·재정 상태가 열악한 대학이 성과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면 격려해줘야 하지만, 거꾸로 좋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미미한 경우엔 질책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류 기획처장은 경영 및 여건은 300, 프로그램은 300, 성과는 400으로 할 것을 제안했다.
이번에 제시된 평가 배점에 따르면 성과가 좋은 대학이 시설이나 여건 면에서 열악한 경우 전체 점수에서 좋은 결과를 받기 어렵게 되어 있다. 때문에 형평성이 어긋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경영 여건의 교수 및 직원 평가 항목에서도 배점의 불합리한 점이 지적됐다.
류 기획처장은 “경영 여건의 교수 및 직원 평가 항목에서 전임 교원의 확보 및 운용의 적절성이 240점인데 반해 교수 능력 개발의 충실성은 30점에 그치고 있다”며 “교원 충원률이 높아도 능력이 부족한 자들로 채워져 있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전임 교원의 확보 및 운용의 적절성과 교수능력 개발의 충실성 항목의 배점은 거의 비슷해야 한다는 논리다. 또 교수들의 연구 능력도 중요하지만 교수들의 수업 능력도 평가되어야 해서 이에 따란 평가 방법이 논의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평가에 대한 성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군산대학교 조현철 교수는 “동시 평가는 양성과정별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결함이 있다”며 “대학원과 대학, 사범대학과 일반 교직과정은 특성과 여건이 많이 달라 한꺼번에 견주어 보는 것은 평가 목적상 특별히 많은 이익을 창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서강대학교 양미경 교수는 “국제화 노력 지표가 새로 도입된 점은 교원양성기관의 성격에 비춰볼 때 핵심에서 벗어난 부적절한 요소라고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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