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학원 공부 따로’ 인식 사라져야
최근 일선 학교에서 중간·기말고사를 포함한 내신고사 문제를 수능 수준으로 출제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교육과정에 발맞춘 내용으로 구성된 교과서를 중심으로 출제되는 내신고사가 응용과 심화 유형으로 문제를 달리하는 학교에서부터 수능 모의고사에서 출제된 문제를 응용해 내신고사에 추가하는 학교까지 오늘날 학교 시험의 새로운 형태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 백석고등학교는 내신고사를 수능형으로 출제하는 학교로 유명하다. 이 학교는 교과서에 한정된 범위에서 출제하는 내신고사가 학생들에게 기존 학교 자체평가에 지나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준다고 판단,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일선 교사들이 힘을 합쳤다.
그러자 당황한 학생들은 반발했다. 내신고사가 교과서 내용을 중심으로 평가돼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교사들은 교과서 응용이 있지 않고서는 학생들의 내신고사 평가는 우물 안 개구리식의 평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 판단, 공교육 강화와 학력신장을 위해 의기투합하기에 이르렀다.
백석고등학교 관계자는 “한정된 교과서 범위에서 출제된 내신고사는 학교 자체평가에 지나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내신이 수능 수준으로 출제되면 내신평가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백석고 뿐만 아니다. 학교가 내신고사를 수능유형으로 출제하게 된 까닭에는 나날이 고착되어가는 ‘학교공부 따로, 학원공부 따로’ 영향이 크다.
서울에 위치한 경동고등학교는 일부 과목에 한해 수능 모의평가 문제를 응용, 함께 출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한성여자고등학교 역시 수능형 문제를 프린트로 배포, 시험 전에 출제할 것을 고지한다.
한성여고 교무실 관계자는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 학원에서 따로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라며 “이러한 인식을 버리지 못하면 학교 교육은 정상화될 수 없다”고 전했다.
결국 내신고사를 강화하는 일은 공교육 강화에 귀결된다는 얘기다. 더불어 보다 공신력 있는 내신고사를 위해 교사들의 수업연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어진다. 또 내신고사 강화로 학교에서 학업에 정진하는 학생들의 자세라면 사교육 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도 나온다.
그러나 여기에는 무엇보다 교사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학생들이 포괄적인 범위 공부하기 위해서 교사는 수업자료와 내신고사 출제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정답과 오답에도 논란의 여지없도록 시행해야 한다.
백석고 관계자는 “학생의 학업이 학원에서 이루어지지 않게 하는 방안은 내신고사 강화로 공교육 초석을 바로 세우는 일이어야 한다”며 “위에서 지시가 떨어진다고 해서 이루어지는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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