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간 성과로 효과 장담하기 일러
지자체-교육청끼리 손발 안 맞기도
‘장학금 혜택, 특목고 유치, 우수교사 섭외, 기숙사 설립…’ 말만 들어도 혹하는 조건으로 무장한 전국 시도교육청과 지자체가 ‘인재 잡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원보다 사람’이라는 슬로건이 절실한 지방도시와 농촌지역에서는 우수학생에 아쉬운 소리를 할 수 밖에 없다. 지역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사람인데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로 속속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자체는 이러한 조건을 내세우면서도 인재 잡기에 특별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인재 잡기 방안 놓고 지자체와 교육청간의 손발이 안 맞아 해당 학생들과 학부모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한다.
지난 2008년 3월. 울산시교육청 중등교육과를 지휘하는 박흥수 과장이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도 울산지역 우수학생들은 대도시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울산지역 중학교 졸업생 중 상위권 성적의 학생들이 타시도 고교로 전학 가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우수학생 유출은 지난 2004년 이후 4년동안 매년 평균 33.7%씩 증가했다. 시교육청은 특목고 유치로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울산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안문영 장학사는 “2010년 개교 예정인 울산외고가 150명의 신입생을 뽑는데 우수학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몇 명이 모일지 알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내신이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원 시 불합격한 학생들은 다른 지역이나 나머지 특목고에 지원이 불가능해 후기로 일반고에 진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불만이다. 특목고에 떨어지면 관내 일반고로 진학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우수학생들이 관내 일반고에 진학할 때 수요자에 맞는 수월성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질지도 의문이다.
안 장학사는 “일반고에 진학하게 되는 우수학생을 위한 맞춤별 수업과 우수교사 매치, 서울형, 논술형 평가 방법으로 창의적 학습이 가능하도록 방안을 세우고 있다”고 답변했다.
강원도의 한 지역에서는 군청과 교육청이 의견 조율이 안 된 상태에서 인재잡기에 골몰하다가 해당 학부모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강원도 A군청은 지자체와 십시일반으로 장학회를 조성, 관내 우수학생들에게 장학금과 A특목고 대비 강의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군청은 해당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A특목고 불합격 시 관내 일반고에 진학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우수학생 유출을 막고자 했다. 그러나 A교육청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을 예상,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결국 교육청과 군청간의 의견 조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군청이 사업을 진행해 말썽을 일으키기도 했다.
시도교육청과 지자체의 눈물겨운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경북 봉화군은 서울의 유명학원 강사를 초빙, 국어와 영어, 수학 등 3개 과목을 봉화군 5개교 1~3학년 가운데 우수학생 150명을 대상으로 강의토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전남 신안군도 서울의 유명 인터넷 수능방송을 관내 고교 우수학생 110명에게 무료로 시청하게 했다.
전국은 지금 우수학생을 붙잡기 위해 장학금으로, 특목고로, 우수강사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그 중애서도 지자체들이 폭넓게 활용하는 장학사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힘들어 꾸준한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장학회 기반이 중요하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장학금 혜택이 일반적이지만 상당수 학생들은 교육환경이 열악한 관내를 벗어나 대도시 명문고에 진학 한다”고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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