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평가원이 파스타집 한 곳에서 무려 8억 원이 넘는 법인카드를 결제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교육과정평가원은 2011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특정 파스타 집에서 모두 8억 200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평가원 직원이 269명이고 이 식당에 최대 80명까지만 들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이 기간 동안 1인당 203그릇의 파스타를 먹거나 80명씩 685회에 걸쳐 돌아가며 회식을 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특히 “하루에 17번 결제해 280만원을 지출하거나, 하루에 7번 결제해 315만원을 쓰는 등 정상이라고 보기 어려운 결제가 있었다”며 “비정상적인 결제는 카드깡 등으로 의심되는 만큼 강도 높은 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교육과정평가원은 설명서를 통해 “평가원 연구 사업이 모두 163개로 연간 3,000번의 회의가 있는데 이때 쓴 돈으로 모두 사전에 승인을 받아 클린카드로 결제한 것이며 하루 평균 10건 최대 17건의 회의가 있었다”고 말하며 “파스타집 법인카드 결제액은 외부 전문가들이 참석한 협의간담회 등에서 집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평가원 측은 “특정 파스타집에서 결제가 많은 이유는 그곳이 평가원 건물에서 유일한 음식점이기 때문에,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회의 참가자들의 요청 등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해당 레스토랑 한 관계자는 “파스타뿐만 아니라 스테이크, 리조또, 피자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고 또 많은 와인 종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3년 동안 충분히 8억 원을 소비할 수 있다”며 “교육과정평가원은 단골 고객 중 하나고 고객의 80%가 직장인”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지난 27일 정홍원 국무총리는 간부회의에서 “총리실이(법인카드 부당사용 실태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문제가 드러날 경우 관련규정에 따라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동에 널린 게 파스타집인데” , “그 집 파스타 맛이 기가 막힌 모양이다” , “교육과정을 평가하라고 월급 주는데 왜 파스타에 목을 매는지” , “같은 건물에 입점 된 파스타 집 수억 원어치 매출 올려주는 이상한 기관”라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편, 이와 관련한 레스토랑 보나베띠는 ‘8억 파스타’를 홍보거리로 이용하여 보도자료를 배포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보나베띠의 홍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육과정평가원의 법인카드 사용 실태에 대한 확인점검과 제도 개선 등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를 이용한 홍보에 나선다는 것은 방법적으로도 시기상으로도 부적절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