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시민단체 “영양가 없다” 외면
학부모를 대상으로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학부모모니터요원 연수가 상당수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물론, 학교급식 현장과 동떨어진 떼우기식 연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서울시교육청은 학교급식 청렴도에서 시도교육청 중 하위권을 맴도는 상황이어서 질책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의 학교급식 학부모 연수는 서울시교육청 주관 하에 각 지역교육청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담당하고 있다. 반면 고등학교와 특수학교는 시교육청 산하기관인 서울시학교보건진흥원이 관리한다.
애시 당초 학부모 연수는 학교급식 식중독 대란으로 번번이 체면을 구긴 시도교육청이 일선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부모모니터요원이라는 명함을 달아준 것이다. 학부모 연수는 요원들이 학교급식 체계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1년에 2번씩 진행하는 행사다. 그러나 연수가 지난 10년이 넘게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내실성이 없어 자리에 참석한 학부모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학교급식 현장 동떨어진 강사 모셔나
학교서 몇 명 왔나 출석 확인만 집요
법적기구 급식위원회도 형식적 운영
지난 8년간 학교급식 운동을 해왔다는 한 학부모는 지난달 7일 시교육청 주관 진흥원이 주최한 ‘2009년도 제1차 학부모 학교급식모니터요원 연수’가 허울뿐인 연수라고 질타했다. 학부모 전언에 따르면 강사로 나온 모 대학 교수의 현장 경험은 학교 현장과는 동떨어진 산업체급식으로 자신의 경험담을 늘어놓고 위생과 경영 마인드 전수에 골몰했다고 전했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학부모 최 씨도 지난 5년간 시교육청이 주관한 학부모 연수에 참석한 사례를 떠올리며 “교육청에선 학부모 참석이 높다고 하는데 공문으로 학교서 한 명씩 꼭 나와야 한다고 신신당부하는 것도 모자라 출석부에 도장까지 찍는다”며 “강의 내용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이어 최씨는 “수백 명이나 되는 학부모를 한 번에 모아서 일방적인 강의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지역별 인근 학교에 소규모로 모여서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해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반응은 학부모에서 그치지 않는다.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배옥병 상임대표는 “그나마 법적기구로써 역할을 수행하는 급식위원회도 상당히 형식적이다”며 “모양새만 만들어놓고 학교급식에는 뒷짐 지는 교육청 행태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학교보건진흥원 관계자는“서울시내 학교에서 활동하는 학부모들의 참여가 80% 이상이다”며 “지난 4월 학부모 연수에서 위생관리 강의와 피부관리 강의를 마련해 학부모들에게 보다 유익한 강의를 제공하려 애썼다”고 밝혔다.
학부모 연수의 높은 참여율과 만족도를 볼모로 큰 소리 치는 교육당국과 달리 정작 학부모와 시민단체는 영양가 없다며 외면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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