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월 23일 서울 전쟁기념관에서는 보수시민단체 애국단체총협의외와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이 ‘군 병영문화 바로세우기’를 주제로 ‘제7차 애국포럼’을 개최했다. 윤일병 사망으로 돌아본 군병영문화 개선방향과 가정과 학교에서 해야 할 최소 인성교육의 책임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상훈 애국단체총협의회 상임의장은 “전쟁 시 함께 싸우는 전우 사이에 구타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월남 전쟁과 같은 진짜 힘든 ‘위기 상황’에서는 구타나 상급자가 힘들게 하는 일 등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정수 애국연합운영위원장은 “비겁한 평화가 전쟁보다 낫다는 말이 있지만 그런 평화는 없다”면서 “필요하면 당당히 맞서는 게 평화다”고 전했다. 또한 “지금이 ‘어떤 시대’냐"면서 “군인으로서의 도덕성 문제이며, 단순한 사고 예방 차원에 머무르지 말고 본성에 접근해야 한다”고 전했다.

주제발표에서 김진항 예비역 장군은 “이런 군대에 금지옥엽 키운 자식을 누가 보내고 싶겠느냐”며 “그러니 강남에서 아들이 현역에 입영하면 “엄마가 계모냐?”라고 묻는다는 에피소드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군대 문화가 하루에 이루어진 게 아니라는 것이 문제”라며 “근래에 일어나고 있는 각종 구타나 괴롭힘 등은 과거 군기를 잡기위한 성격과도 다르고, ‘그저 남을 괴롭힘으로서 그것으로부터 얻는 자기만족’을 위해 저질러지는 악성 부조리다”고 강조했다.

김진항 장군은 “윤 일병 사건이 있을 당시, 40명 병사가 보고도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면서 “분위기의 문제이기도 하며, 보고체계 자체가 엉망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군대문화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를 들었다.

첫째, 군대식 비합리적, 강압적, 획일적인 좋지 않은 문화가 문제이다. 무조건 이기는 것이 미덕이다 보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을 보통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일방 통행적인 상명하복이 횡행하고, 하급자들에게는 “까라면 까”라는 식의 패배의식이 만연돼있다.

둘째, 표피적 대응이다. 근원적 대응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장이 좋지 않아 여드름이 났는데 연고만 바르는 격이다.

개선을 위한 대책으로는 ‘군에 대한 잘못된 기억 지우기’를 제시했다. 심리학자들의 말을 빌리면 “기억은 사실의 집합이 아니라 나의 행동과, 믿음과 희망사항을 정당화하는 스토리들의 합집합이다”라고 한다. 군대는 “내가 군대 시절...” 하는 식의 왜곡된 무용담으로 군생활의 기억을 확대 왜곡하여 군대는 원래 그런 곳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는 과정에서 과장된 점이 없지 않다면서 군대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장이며, 국민의 언론을 주도 하는 언론의 역할, 사회지도층의 모범적 언행이 크게 요구됨을 시사했다.

또한, 그는 “알아야 면장을 하지”라며 “알지 못하면 불안하고 언행이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고 제시했다. 그는 “첫 교육훈련 때 신병이 불안하고 부대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군에서 필요한 것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신병에게 가혹행위가 시작되는 첫 단추는 바로 여기서부터 꿰어지며 어찌할 바를 몰라 ‘어리버리’하고 있으면 선임병의 시선이 곱지 못하다”고 말했다. 김 장군은 “사실 병사들에게 실시하는 군 교육훈련은 대학을 다니거나 졸업하고 온 병사들 수준에서는 별거 아니다”며 “그러나 교육훈련 방법이 문제 아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에서 잘 살던 젊은이, 거의 대학 나온 유능한 학생들인데 군대에 들어가면 다시 ‘리셋’ 시키며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애 취급을 하려 든다”면서 “정신이 빠진 상태에서 이해했건 말건 전문용어를 사용하며 그저 대답만 시킨다”고 일침을 가했다. 극복 요령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가학적 욕구충족을 위해 그저 얼차려만 주는 그런 유격 훈련도 배제되어야 하며, 시간이 없다며 시범만 보이는 등의 부실한 형식적 교육훈련이 아닌 실질적 방법으로 교육하고 훈련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는 이것이‘“군대”만의 문제가 아님’을 강조하며 “진단을 똑바로 해야 처방을 제대로 내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 자식 귀엽지 않은 사람 어딨겠냐”면서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고 집에서 무서운 사람이 있고, 밖에서 두려운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은 그렇지 못하니 교사 인권도 없고, 명예퇴직 신청이 줄을 선 상태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 ‘참스승’을 찾아보기도 어렵다”며 “‘보람 있게 살아야겠다’가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것을 보다 의식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돈 때문에 아이를 못 낳는다는 사람은 돈이 있어도 아이를 낳지 않을 것”이라며 “아이를 안 길러 본 사람이 어떻게 보육교사를 할 수 있느냐”고 강조했다. 내 자식 길러봐야 남의 자식 귀한 줄을 안다는 이야기다. 그는 “잔머리 좋은 사람보다 믿음이 가는 것이 중요하며 보다 봉사심이 있고 공공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훈 신동아 편집위원은 “군교육 책임 이전에 가정교육의 문제”라고 일침했다. 그는 “윤 일병이 기독교 신자였던 것이 영향을 주어 크게 저항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