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봐야 소용없다는 이유로 학교폭력 피해사실을 주변에 잘 알리지 않고 ‘쉬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9월부터 두 달 동안 전국 중고등학생 15,954명을 대상으로 학교 폭력실태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최근 1년 동안 학교 폭력을 당한 비율은 6.7%였으며 폭력 피해 후 대처 방법에 대해서는 ‘아무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대답이 32.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친구(26%),가족(21%), 선생님(19%)에게 알린다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아무에게 알리지 않는다는 응답을 한 중고등학생에게 ‘왜 알리지 않느냐?’고 묻는 질문에 ‘알려봐야 소용없으니까’라는 대답이 52%의 높은 수치를 보였다.

폭력 피해 이유로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가 42.5%로 나타나 맹목적으로 폭력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 뒤로 ‘몸이 작거나 힘이 약해서(14%), 성격(10%)등이 이유로 꼽혔다.

상대방에게 폭력을 행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응답이 31%로 두 번째로 높게 나왔다. 폭력을 가하는 이유로는 ‘상대가 잘못했기 때문’(47%)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돈을 얻기 위해(4%)’, ‘부추기는 분위기에 휩쓸려서(3.5%)’ 등으로 학교 폭력이 특별한 이유 없이 우발적으로 이뤄진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학교 폭력을 가장 많이 당하는 곳으로 38%로 교실 안이 꼽혀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교실 밖(12%)과 동네 골목 (10.5%)이 그 뒤를 이었으며 유흥가는 2%로 비교적 낮은 순위를 차지했다.

누구한테 맞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같은 학교 동료나 선후배가 42%로 가장 높게 나왔으며 다른 학교 동료나 선후배가 현저한 격차를 보이며 6%의 비율을 나타냈다. 전혀 모르는 사이인 경우에도 3%를 차지했다.

최초 폭력 연령이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갓 중학교에 입학한 나이에 해당되는 11.4세로 조사됐으며 전년보다 1.5세 떨어졌다. 최근 3년 동안 감소하는 추세라는 점에서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 연령이 점점 어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편, 지난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학교폭력 적발건수 및 조치결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발생한 학교폭력은 총 14만 5865건으로 연간 2만여 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