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정상화법이 지난 12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중‧고등학교, 대학교 입학전형에서 이전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는 내용을 출제하는 것이 금지된다.

공교육 정상화법은 ‘선행교육’과 ‘선행학습 유발행위’를 규제하는 것으로 수업이나 방과 후 학교에서 편성된 학교 교육과정을 앞서 가르치는 행위를 말한다.

다만 초등학교 1∼2학년 방과 후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3년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또, 사교육 업체가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내용의 광고나 선전을 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위반해도 제재 조항은 없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이하 학사모)는 “정부의 정상화 촉진이라는 미명하에 오히려 교사의 교육과정 자율권 위축 및 학생의 학습권 침해, 사교육을 조장하는 악법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학사모 논평에 따르면, 학교 현장을 보면 선행교육을 시킬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학생 개별 습득 수준이 다르고, 교사가 일일이 살피기 어려우며 심화학습이 수반되지 않아 학교교육만으로는 만족하기 어렵다는 실정을 밝혔다.

공교육 정상화법은 공교육에만 적용될 뿐 사교육의 선행학습을 허용하고 있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학사모는 “학교에서 교육이 더 축소되니 학생, 학부모는 외부에서 충당해야할 몫이 훨씬 많아졌다”며 “학교와 교육과정, 입시가 전혀 변하지 않는다면, 학부모들은 더 허리를 졸라매며 아이들을 학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지적 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012년 5월 김춘진 의원실과 함께 전국 사교육과열지구 초·중·고 학생 7,0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30.3%, 중학생의 64.9%, 고등학생의 70.9%가 ‘선행학습을 받지 않고는 학교수업, 시험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답했다. 학교교육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실례 중 하나다. 이는 학사모가 “공교육 정상화법 이전엔 방과 후 선행학습, 심화학습으로 따라갔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하기 힘들다”고 말한 것과 입장이 같다.

한편, 일선 교사들은 “학생들이 ‘수업시간을 잠자는 시간’으로 여길 정도”라면서 “학교당국과 교사들의 교수법 개발과 함께, 선행학습 위반 시 구체적인 제재방안 등 실효성 제고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