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장학관으로 발탁돼 눈길을 끌고 있다.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이 첫 교원인사를 단행하면서 전교조 출신 교사를 교장급인 장학관으로 임명한 것.

그동안 다소 보수적인 인사들이 수장을 맡아 온 충남교육계에서 교사가 장학사나 교감·교장을 거치지 않은 채 장학관에 발탁된 것은 유례없는 일이어서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초대 전교조 충남지부장을 역임해 진보인사로 분류되는 김 교육감이 '코드 인사'를 통해 친정체제 구축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5일 충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김지철 교육감은 이날 교육감직인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황성선·이병도 교사를 장학관으로 승진시킨 뒤 각각 비서실장과 기획관실에 배치했다.

두 신임 장학관은 김 교육감과 함께 전교조에서 활동해 온 혁신·정책기획통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김 교육감의 공약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교육감 공약을 일선 학교에 접목시키는데 도움을 줄 정책브레인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교사를 두 단계 위인 장학관으로 파격 발탁했지만,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교육 당국의 설명이다.

이대구 도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교육부 인사규칙에도 11년 이상 평교사를 하면 장학관으로 임용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며 “황 비서실장은 교육경력이 40년가량 되는 등 두 분 모두 경력이 상당히 길고, 자기 경영 계획발표 등을 통한 역량 평가에서도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박도순 보령교육지원청 교육장도 ‘교육전문직 시험’을 통해 장학사나 장학관을 거치지 않고 교육장에 임용됐다.

'교육전문직 시험'을 통과하면 초고속 승진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교사가 지원해왔지만 결국 시험문제 유출 등 ‘검은 거래’로 인해 직전 교육감이 낙마하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이대구 국장은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교원 가운데는 장학사 출신보다 더 역량이 있는 분이 많은데 박 교육장은 장학사나 연구사 등을 하지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 혁신의지가 강하고 덕망도 갖춘 교육자”라며 “이번에 여성 교원도 중요 직위인 지역 교육지원청 과장으로 발탁하는 등 양성 평등 인사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김 교육감도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교원을 교육전문직으로 발탁하는 등 교육경험이 풍부한 능력 위주의 인물을 발굴 배치하려고 노력했다”며 “앞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학생을 중심에 두는 교육을 통해 ‘행복한 학교 학생중심 충남교육’을 실현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남도교육청은 다음 달 1일자 유치원 3명(원감 1명·교육전문직원 2명), 초등 270명(교장 125명·교감 104명·교육전문직원 41명), 중등 170명(교장 81명·교감 42명·교육전문직원 47명) 등 총 443명에 대한 인사를 이날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