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의 방과후학교 재단 설립사업이 벽에 부딪혔다. 업무영역이 겹치는 지역아동센터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과후학교 재단은 지난해 설립 추진 당시에도 수천명에 달하는 강사 채용권한이 학교장에서 재단 한 곳으로 집중되는 부작용과 계약직인 이들을 재단이 2년 이상 채용할 수 있을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광주시교육청은 19일 광주시청에서 방과후재단 설립을 위한 토론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지역아동센터와 이 지역 학원협회 등의 반발로 무산됐다.

시교육청은 재단 설립을 위한 조례에 대한 입법예고가 지난 5일 완료됨에 따라 이날 토론회에서 여론 수렴을 거쳐 올해 안에 재단을 출범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광주지역아동센터와 이 지역 학원협회 등이 방과후학교 재단 설립을 강력히 반대하며 행사 진행을 막아 토론회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광주시내에만 289곳인 지역아동센터는 학교를 마친 초등학생들을 돌봐 주며 방과후학교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곳으로 자치단체와 교육청 지원금으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재단 설립으로 방과후학교가 크게 확대되면 현재의 지역아동센터는 대부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이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

이들은 "재단이 설립되면 재정 규모 비대로 시민부담 증가, 새로운 교육권력 집단의 형성, 거대 조직 출현으로 인한 획일적 교육내용, 독점적 교육 공급으로 인한 교육질 저하 등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은 지역아동센터와 방과후학교의 돌봄기능이 중복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해하면서도 재단 설립의 불가피성을 내세우고 있다.

시교육청은 일선 학교 방과후학교 업무를 재단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강사를 5천명까지 확대하며 프로그램 제공도 이곳에서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방과후학교 업무 폭주로 일선 학교에서는 재단설립을 원하고 있다”며 “이익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이해를 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