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 확산을 앞두고 ‘계몽’ 아닌 ‘수평적 전이’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교조와 진보시민단체의 주최로 23일 서울시특별시의회 의원회관에서 혁신학교와 공교육 패러다임 변화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이날 발제에서 손동빈 전교조 학교혁신특위집행위원장은 혁신학교는 ‘모두를 위한 질 높은 학교 교육의 모델로서 일반학교에 영향을 미쳐 공교육 혁신과 내실화를 꾀하려는 학교’로 정의내릴 수 있다고 말하곤, 혁신학교 1기 초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혁신학교는 대중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또, ▲혁신학교의 위상과 역할 공유 ▲혁신학교의 질 확보 및 확산은 ‘계몽’아닌 ‘수평적 전이’ ▲혁신학교의 일반화는 제도개선과 혁신교육지구사업으로의 진화 ▲교육청과 교육부의 역할 및 정책 조율할 ‘합의체’ 구성 ▲혁신학교정책의 지속성 담보를 위한 법적 장치 마련 ▲단기적, 장기적으로 혁신학교 추진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할 경우, 딜레마 극복과 새로운 교육 담론 확산을 노력을 2기 혁신학교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백병부 경기교육연구원 연구위원은 혁신학교는 전통적인 학업성취의 손실 없이 대안적, 미래적 역량 계발에는 성공적이지만, 총체적 학교혁신은 낯설고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에 혁신학교의 고립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일반고 위기 담론 속에서 구패러다임의 복원을 추구하는 학교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 학교는 상위권 학생에 대한 집중 투자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면서, 이러한 가운데 혁신학교는 신패러다임에 입각한 해법을 제시하여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상위권 학생들의 불만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혁신학교를 둘러싼 학력 논쟁에 대해서 혁신학교를 공격하는 쪽에서 ‘학교향상도’를 근거로 전체적 학력저하를 주장하지만 ‘데이터의 객관성’에 문제가 있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제고사가 혁신학교의 발달적 성취를 제대로 측정하는 수단일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13곳 교육감들이 모두 혁신학교 확대를 주장하고 있어 잘 못하면 무늬만 혁신학교를 양산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진성의 혁신학교를 전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입시에서 발달로’ 학력의 재개념화에 동의하는 사람들조차 학벌사회의 현실에서 효과적인 입시교육을 요구하기 때문에 혁신학교운동 전체의 딜레마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고교를 중심으로 다양한 대응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과제는 기존의 입시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지만, 입시제도의 근본적 개혁은 수년 이후에나 현실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은 현재 입시제도의 틀 하에 혁신학교운동을 확대, 발전시키고 학력논쟁을 진행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근본적 입시 개혁 이전에 내신 중심 전형 확대를 요구했다. 혁신 고교의 특색을 살리고 일반 학교의 교육과정 운영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상적 학교교육이 입시에 연결됨으로써 행복한 학교와 입시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