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과 교장 승진을 위한 통로로 이용되는 장학사·장학관 제도를 개혁해 장학과 학교지원, 교육정책기획 등 본연의 임무를 수행토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4일 좋은교사운동이 주최한 '교육청 인사제도 개혁 방안'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김성천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교사가 교감으로 승진하려면 최소 20년의 경력이 있어야 하는 반면, 장학사 시험에 합격한 전문직의 경우 대략 4~5년 장학사 경력이 있으면 교감으로 승진된다"며 "교감이나 교장 승진의 지름길로 변질된 전문직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렇다 보니 장학사 평균 경쟁력은 10:1정도로 대체적으로 높다. 전문직 시험은 크게 1차, 2차로 나뉘어진다. 1차는 중등 전공 중심으로, 2차는 수업 컨설팅과 면접으로 이루어지며, 3차는 합격자에 대한 실사이다.

김 위원은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수많은 지원자들이 학원을 다니거나 별도의 전문직 스터디까지 받는 상황”이라며 “전문직 시험에 관한 기획, 문항 출제, 채점, 면접에 관한 주도권이 전문직들에게 있다보니 출제경향과 채점기준, 고득점 전략 등 노하우를 얻기 위해 누군가를 별도로 사사해야 하기 때문” 이라고 비판했다.

즉, 학교 수업과 교육과정 등을 컨설팅할 수 있거나, 학교 현장의 필요를 반영해 의미 있는 정책을 기획할 수 있는 실질 역량을 갖추었는가를 판단한다는 전문직 시험의 취지가 변질된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깊다.

이에, 교과 중심 선발을 최소화하거나 줄여 전문직에서 필요로 하는 영역과 사업 중심의 적임자를 찾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김위원은 “해당 분야에서 그가 어떤 일을 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성과를 냈는가에 대한 다각적 검증 방식이 필요하겠다”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수길 경기 덕소고등학교 교사는 "교육전문직과 교사를 상하 관계가 아닌, 직무 영역에 따른 수평적 관계로 전환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교육전문직이 갖는 학교 평가 권한을 교육연구원 등의 기관으로 이관해 구조적으로 학교에 대한 우월적 지위 확보를 차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