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공문의 홍수 속에 있다는 것은 더는 거론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익숙하며 많은 교사들이 공문에 시달리고 있다.

좋은교사운동은 '교육청 업무 혁신 방안 : 교육청 공문, 얼마나 쓸 데 있는가?' 제하의 정책토론회를 열어 "공문은 나쁘다. 공문을 최소로 줄여야 한다는 식의 단순한 접근은 안 된다”며 공문을 30% 이상 감축하라는 식으로 교육감이 지시했던 서울․경기 교육청 경우, 업무 메일의 증가, 제출 서식 증가하는 결과라고 비판했다.

문제는 공문의 형식이 아니라 공문의 내용, 위상이다. 교사들은 교육에 사용해야 할 시간을 소모해 가며 교육에 별 도움 없거나 방해되는 공문 속의 지시사항을 완수하는 데 필요 이상의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학교의 도달하는 공문은 ▲교육청의 지시․명령서에 따른 각종 실적보고를 요구하는 공문 ▲기관의 지시사항이나 협조사항을 전달하는 이첩공문 ▲단순 홍보, 협조 공문 등이다.

발제를 맡은 서울 풍성중학교 권재원 교사는 이 중 “외부 공문에 대해 교육청이 자동문이 되어 이첩공문이 홍수를 이루는 까닭은 ”상급 관청의 공문은 모두 이행해야 한다“는 관료주의 때문”이라며 “교육청이 공문에 대해 교육적 판단하는 게이크 키퍼 역할 부족에 대해 지적했다.”

방안으로 교육에 방해받지 않는 공문을 위해 공문의 원천 정비, 게이트키핑 기능의 필요성, 각종 지침의 간소화 등 몇 가지를 제시하고 특히, 문제는 공문의 숫자가 아니라 공문의 성격이라며 “현재 학교 시스템은 교사가 교육도 하면서 교육지원행정도 하는 구조”라고 교사는 교육, 행정가는 행정을 담당한다는 가장 기본부터 지켜질 것을 강조했다.

학교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재량주의보다는 준칙주의를 준용하고 법정장부․외의 장부 폐지, 재결재 상황제거, 결재 절차 간소화 등을 들어 조금만 의지가 있으면 실천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교육지원청은 “학교의 업무를 번잡하게 만드는 곳 중 1등 공신이 교육지원청"이라며 ”이름이 지원청이면 가뜩이나 잡무에 시달리는 학교와 교사를 지원하는 곳이 돼야 할 텐데, 여전히 학교들을 밀착 마크해 통제하는 기관의 위상을 바꾸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본청이 정책을 기획, 집행하는 데 이어 지원청 역시 지역 특색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별도의 정책을 기획, 집행한다"며 "덕분에 학교와 교사는 불필요한 각종 공문과 잡무를 처리하느라 아수라장으로 변한다"고 지적했다.

또, 권 교사는 교육지원청이 학교의 지원과 교육 관련 주민 민원을 담당하는 곳으로 확실히 역할을 규정할 것을 제안했다. 즉 “교육지원청은 학교의 각종 행정문제를 지원하고 해결하며, 지역 주민에게는 증명서 발급이나 전출입 상담 등 각종 민원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