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방 취지 잃고 양극화 되나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 학생들의 학업과 방과후를 돌보기 위해 세워진 공부방이(지역아동센터) 일부에서는 공부방을 창업, 이득을 챙기고 있어 문제되고 있다.
서울시 성북구 장위동에 소재한 A지역아동센터는 소외계층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공부방으로 주택 골목길에 위치해 있다. 때문에 자연히 지역 어린이들과 학생들이 이곳에서 놀이와 학습, 양육을 받는다.
A지역아동센터장인 L씨는 지난 2006년 7월부터 자신의 집을 센터로 차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하나 둘 모아 공부와 생활지도를 담당했다. L씨는 센터를 꾸리기 위해 근처 학원과 교회에서 얻은 책걸상으로 공부방을 꾸미고, 교재와 학습도구를 후원받아 학생들에게 나눠줬다.
전체 학생 중 초등생이 23명인 A센터는 그 중 13명 학생들이 기초수급자 가정과 차상위 가정의 아동이다. 학생들은 그동안 학교가 끝나면 아무도 없는 집에서 TV를 보고 지내다가 끼니를 혼자 챙겨먹었지만, 지금은 센터로 함께 모여 숙제를 하고 저녁을 만들어 먹는다. A센터는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아이들과 함께하며, 소외계층 학생들을 돌본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 살림은 늘 빠듯하다. 전국지역아동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정부에서 나오는 지원금 월 220만원은 센터당 3~5명의 교사 인건비와 시설운영비, 프로그램 진행비로 쓰인다. 아동복지 사업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야 하지만, 정부의 허술한 관리 때문에 민간인들이 사비를 들여 공부방을 운영하는 형태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공부방이 교육관련 기업의 이름과 시스템을 창업해 이득을 챙기는 장소로 전락되고 있다.
공부방은 1985년부터 도시빈곤층 소위 산동네에서 시작된 것으로 공부할 곳이 없어 지역에 방치된 아동과 빈곤가족을 돕는 것으로 시작됐다. 빈곤 아동 교육과 보호, 양육으로 빈곤지역 아동지원체계로 분류되는 것이 공부방(지역아동센터)이다. 엄격하게 말하면 공부방은 가족 지원 사업이나 빈곤 아동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하는 주체인 것이다.
그러나 최근 공부방 창업을 통해 집에서 초등생 대상으로 과외나 학습지를 지도하는 공부방이 생기고 있다. 이런 공부방은 강사를 채용할 수 없고, 지역권이 인정되지 않아 한 지역에 공부방이 우후죽순으로 생길 수 있다.
또 교육관련 기업의 프로그램과 학습지를 프랜차이즈 식으로 운영하는 공부방은 본래 공부방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더욱이 이 기업들은 학습지나 문제집 비용을 매달 수 백 만원을 납품하게 해 공부방이 고액 과외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
전국지역아동협회 관계자는 “이 같은 양상이 공부방의 본래 목적을 잃게하고, 공부방 양극화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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