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든 친환경 농산물이 학교급식에 쓰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학생들이 먹는 음식에 잔류농약이 검출된 친환경농산물이 사용되거나 식판에서 세제 성분이 나오는 등 학교급식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9~11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등을 대상으로 학교급식 실태를 점검한 결과 이 같은 사례를 비롯해 모두 47건의 문제점을 적발했다고 22일 밝혔다.

감사 결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잔류농약 분석에서 부적합으로 판정된 농산물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허용기준 이상 잔류농약이 검출된 농산물이 버젓이 학교급식에 쓰였다. 서울시교육청 관할 867개 학교의 경우 2012년 6월부터 2013년 7월까지 잔류농약이 기준치를 초과한 농산물 4331㎏이 공급됐다.

세척이 완료된 식판에서 잔류 세척제가 검출되기도 했다. 감사원은 17개 시·도교육청 관할 504개 학교를 표본 조사한 결과 57개 학교에서 세척 후 식판에 세제가 잔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학교에 설치된 정수기 100대 중 최소 7.3대가 수질기준에 부적합한 물을 제공하고 있어 학생들의 건강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학교장이 학교급식 중 발생한 집단식중독 사고를 관할 보건소 및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는 등 관련 규정을 어겨 추가 식중독 피해가 확산된 사실도 지적됐다.

이와 관련 6·4 지방선거를 뛰고 있는 교육감 후보들도 ‘농약 급식’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7일에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문용린 후보가 이 공방에 가세했다. 문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작년 서울시교육청 조사에서 서울시 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해 학교에 공급된 친환경 식재료 중 일부에서 잔류 농약이 검출됐고, 그중 일부는 학생들에게 배식됐다”고 말했다. 전날 TV토론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학생들에게 농약 식재료가 공급되지 않았다”고 한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문용린 후보는 “서울시 친환경유통센터에서 농약 검사를 통해 문제가 발견된 식재료를 전량 폐기한 것은 맞지만, 일부 표본을 뽑아 속성으로 검사하기에 허점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