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기홍 의원은 교육부가 올해 2월에 시도교육청으로 고지한 ‘수학여행․수련활동 등 현장체험학습 운영매뉴얼’의 17개 시도교육청별 준수여부를 조사한 결과, 전북교육청을 제외한 16개 시도교육청이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 현장체험학습매뉴얼에는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시도교윢청 홈페이지에 ‘현장학습 공개방’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현장학습 공개방’은 ▲사전답사결과, ▲학교운영위원회 심의결과, ▲계약서 사본, ▲학생 1인당 경비, ▲만족도조사 결과의 5가지 항목을 필수로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유 의원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홈페이지를 전수 조사해 본 결과, 16개 시도교육청은 관련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었다.

특히 경상북도 교육청은 홈페이지에 현장학습 공개방 자체를 운영하지 않고 있었으며, 광주광역시 교육청의 경우 현장학습 공개방을 개설만 했을 뿐 필수공개항목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요 필수공개 항목 중 학생 안전과 관련된 사전답사 결과를 공개한 시도교육청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단 6곳에 불과하다. 계약서 사본의 경우에는 단 2곳만 공개하고 있었다. 수학여행의 경우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이루어져 투명한 정보공개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15개 시도교육청은 규정을 위반해 계약서 사본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안산 단원고도 수학여행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단원고의 경우 자체 실시한 수학여행의 학생만족도는 3년 평균 56%로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생들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2011년부터 특정 여행사와 4년 연속 제주도 수학여행을 수의계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내 다른 학교들이 사전답사 결과나 안전점검을 확인할 수 있는 2단계 경쟁입찰 또는 공개경쟁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데 비해 단원고는 가격입찰만으로 결정했다. 현재 이 방식을 택한 학교는 경기교육청 관내 고교 76곳 가운데 2개교에 불과하다.

유 의원은 “시·도교육청이 안전책임을 다하지 못해 발생한 사건·사고에 대해 책임을 묻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일 국회 같은 위원회 소속 박홍근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수학여행 등의 현장체험학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지난 2009년 1004건에서 2013년 2056건으로 , 5년 만에 1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2013년 수련활동, 현장체험학습(수학여행 포함) 등 발생 사고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전국 유·초·중·고등학교의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는 모두 8116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9년 1004건이었던 사고발생은 2010년 1410건, 2011년 1610건으로 늘어난 뒤 2012년에는 처음으로 2000건을 넘어 2039건이 발생했으며 2013년에도 2056건으로 늘어났다. 장소별로는 교외활동으로 인한 사고가 7107건(87.5%)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 학교 밖 활동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 의원은 “해마다 학교 밖 활동으로 인한 사고가 크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교육부는 2010년 10월에야 ‘수학여행·수련활동 현장체험학습 운영 매뉴얼’을 마련했다”며 “그러나 이마저도 발생한 사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 위주로 구성하는 등 땜질식 보완에 그쳤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육부가 지난 2월 일선 학교에 배포한 현장체험학습 운영 매뉴얼에는 이번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처럼 선박이나 항공기 등 대형 여객운송 수단에서 발생하는 사고 대처 요령은 누락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