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의 아우성, 쏟아지는 공문세례

외부기관 협조공문 대다수

3월 새학기 쌓여가는 공문세례에 초·중·고교 교사들은 정신없는 나날을 보낸다. 새로 만난 학생들의 생활·지도, 학부모와 면담을 비롯해 학급운영 수업준비 등으로 학기 초에 마쳐야 할 숙제가 많다.

그런 교사들이 요즘 아우성을 치고 있다. 정상적인 생활·수업 지도를 못할 정도로 교육 본질이나 학교 현실에 무관한 공문이 쏟아져서다. 연이은 공문세례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로 간다고 교사들은 성토했다.

지난 3일 신학기 개학 이후 24일까지 A중학교는 모두 730여건의 전자공문을 받았다. 토,일 주말을 포함해 3차례씩 6일이면 1일 평균 45.6건의 공문을 받은 것이다. 공문의 대다수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학생들의 참여를 요청하는 외부기관의 협조 공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공문세례는 교사의 행정업무의 부담을 가중시키며 정작 학생들을 위한 학습준비 시간까지 부족하게 만들었다.

A중 김모교사는 “체험학습 일정은 이미 짜여져 있는데 기관별로 자체 사업 홍보와 실적달성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보낸다”며 “대부분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을 통해 발송돼 마냥 무시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 서울시교육청(11개 교육지원청 포함)만 해도 2012년 모두 12만3864건이었던 발송 공문은 지난해 13만4915건으로 1만1051건(8.9%) 증가했다.

임종화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영신간호비즈니스고 교사)는 “교육부와 교육청은 불필요한 공문을 사전에 걸러 보내야 한다”며 “체험 프로그램 등과 관련한 외부기관의 협조 공문은 필요한 학교와 교사가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통합 공문 게시판을 만들어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