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이 소속 교원들의 개인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오다 전교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전교조는 수집된 정보의 선거 활용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법률적 대응을 검토하는 등 파장이 일 전망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는 20일 “대전시교육청이 현직 교원들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며 “법률적 검토를 거쳐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교조가 주장하는 문제의 발단은 시교육청이 이달 초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교원현황 자료를 제출토록 하면서 불거졌다. 교육청이 요구한 보고 양식에 생년월일과 학력, 주소, 휴대전화번호 등 당사자가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개인정보가 모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청은 인사상 목적으로 합법적 범위 내에서 교원 정보를 파악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전교조는 수집 과정이 불법적이고 사용 목적도 불분명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신정섭 전교조 대전지부 대변인은 “교육청에서 일선 학교 교원 개개인의 주소와 휴대전화 번호를 왜 알아야 하는지 알 수 없다”며 “업무상 목적이 있었더라도 교원들의 동의 여부를 묻지 않고 개인정보를 마구 수집한 것은 다른 목적에 사용됐거나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청은 문제가 불거지자 일단 자료를 전량 폐기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하지만 전교조는 “교육청이 개인정보 수집이 관행이라는 설득력 없는 명분으로 오랫 동안 불법 행정을 해 왔음을 실토했다”며 “오래 전부터 집적된 교원들의 개인정보가 지난 교육감 선거에 활용됐거나 이번 교육감 선거에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자료 폐기 여부와 상관 없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진용 대전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은 “올해 갑자기 이뤄진 것도 아니고 그동안 인사 업무에 내부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교원 현황을 파악해 왔고 정보보호법에 근거해 허용된 범위 안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개인정보 문제가 사회적으로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만큼 요구를 수용해 올해 수집된 자료도 모두 폐기하고 향후 정보 수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교조 대전지부는 “교육감의 사죄 및 자료 폐기 여부와 상관없이, 대전시교육청의 교원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되는지 등에 대한 보다 세부적인 법률적 검토를 거친 후, 필요하다면 그 책임을 물을 방침임을 밝힌다” 밝혔다. 김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