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 의존하는 이른바 '캥거루족'이 가족이나 친지의 소개 등 '인맥'으로 취직하는 비율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소개한 '사회연결망을 통한 입직 결정요인 분석' 논문에 따르면 부모에 대한 재정적 의존도가 높을수록 사회연결망(가족, 친지, 선생님)을 통해 입직할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 논문은 1만4000명을 대상으로 한 고용정보원의 '2008년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 조사' 자료를 이용해 사회연결망을 통한 입직 여부의 결정요인을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부모의 재정 지원을 받지 않는다고 응답한 대졸자의 사회연결망 취업 비율은 29.1%이다. 생활비의 40% 미만을 재정 지원받는 대졸자의 사회연결망 취업 비율은 42%였으며, 80~100%의 재정 지원을 받으면 66%로 치솟았다.

캥거루족에 속하는 L씨는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부모님의 연줄로 소위 10대 기업 안에 속하는 대기업에 취직을 했다"며 "부모님이 아니었더라면 본인은 지금도 일명 백수 대열에 끼어 있을 것"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도 만족스럽고 대우도 좋아 친구들이 부러워 한다"며 "캥거루 족이라는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 미취업자인 C씨는 "부모 인맥으로 취업을 한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한편 사회가 '불공평'다하다는 생각이 들어 우울해지기도 한다"며 "빈익빈부익부의 현상이 취업문에서도 작용한다"고 사회의 불공정성과 형평성을 꼬집었다.

한편, 고용정보원 한 관계자는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할수록 가족, 친지, 지인 등의 소개와 추천을 통해 입직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근로자 생산성으로 설명되지 않는 요소가 입직경로에 영향을 미쳐 노동시장에서의 차별적인 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