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대학 입시’가 생긴 이래 지금까지 존재하고 있는 대학의 서열, 즉 상위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학원가에 몰리는 발걸음은 매년 계속되어 왔다. 특히 대성학원과 종로학원이 나란히 설립된 후를 사실상 ‘재수 전문 학원’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학원가는 1970년대 일명 ‘종로 시대’로 돌입했다. 두 학원은 담임을 두는 등 ‘재수 종합반’을 도입했고, 학습 뿐 아니라 재수생의 생활까지 관리하는 등 재수학원의 막강한 양대산맥으로 존재해 왔다. 고교 평준화가 되기 전 서울 광화문을 중심으로 경기고, 경기여고, 배재고, 서울고, 숙명여고 등 명문 고교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인근 종로에는 대성․정일․종로학원이 ‘3대 천왕’을 형성하며 재수생을 불러 모았고, 경복학원, 금자탑학원, YMCA학원, 제일학원 등이 가세했다. 대학생․일반인 상대 외국어학원까지 세워지며 종로는 일명 ‘학원 1번지’가 됐다.

학원가에는 학생들의 먹거리와 놀이문화가 넘쳐나기 시작했고,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정부가 도심지 인구 밀집을 막겠다며 명문 중․고교는 물론이고 입시학원까지 사대문 밖으로 이전하도록 명령해 ‘종로시대’는 곧 종지부를 찍는다. 정일학원과 종로학원은 바로 사대문 밖인 용산동과 중림동으로 이전했고, 대성학원은 멀리 노량진동으로 옮겼는데 이것이 ‘노량진 시대’를 연 첫 스타트였다.

노량진은 노량진역을 중심으로 교통망이 잘 짜여진 데다, 한강대교를 통해 서울 남부 지역과 도심을 잇는 지리적 이점이 있었다. ‘재수종합학원’ 뿐 아니라, ‘한샘국어’로 유명해진 서한샘 씨가 세운 ‘한샘학원’을 비롯해, 정진학원은 단과학원으로서 많은 학생들이 몰렸다.

현재 노량진은 과거에 비해 재수 학원은 다소 쇠퇴했지만, 많은 임용고시, 공무원 시험 학원들이 자리를 잡았다.

2000년대부터 서울 지역에는 대치동, 목동, 중계동 등에 중산층이 몰리면서 이른바 ‘학원가 1번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특히 대치동이 있는 강남․서초구 일대가 각광받았다.

이들 학원은 유명 강사진, 학생 관리, 시설로 재수생을 공략했다. 또한 강남이라는 분위기와 입소문도 학원가의 ‘강남 시대’를 여는 데 한몫했다.

강남진출에 성공한 대성학원은 1996년 서초동에 강남대성학원을 설립하고, 시간상 도심이나 노량진으로 가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강남 재수생’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대성학원은 최근 수년간 전국 수석을 잇달아 배출하며 종로학원을 앞서기 시작했다. 학원가 자체 추산에 따르면 대성학원은 이른바 ‘SKY 대학’ 합격생 수에서 종로학원을 넘어 1위로 도약했다.

종로학원도 1995년 강남종로학원을 세웠다. 명문으로 알려진 중림동 본원과 똑같은 커리큘럼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한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한 메가스터디학원과 청솔학원의 약진도 눈에 띈다. 메가스터디는 대입 인터넷 강의 사이트 1위의 명성을 기반으로 2003년부터 오프라인 학원 직영사업에 진출했다. 1993년 역삼동에 강남청솔학원으로 시작한 청솔학원 역시 강남, 분당 지역을 중심으로 재수 학원의 강자로 자리잡았다.

때문에 학원가에서는 강남 지역 재수 학원에 SKY 대학‘ 입학이 가능한 이른바 ’A급 재수생‘이 몰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A급 재수생’ 비율의 경우 강남 지역은 강남대성학원이 원생의 80~90%로 가장 높고, 강남종로학원 60~70%, 강남․서초메가스터디학원 20~30%, 강남 청솔․강남중앙학원 10~20% 가량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