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교육정책은 수동적이고 획일적인 환경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탐구하고 성장할 수 있는 학생 중심의 능동적이고 다양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과교실제 운영에 있어서도 과목별 특성에 부합하는 시설환경을 조성하여 보다 학생 중심적인 교육과정이 운영될 수 있도록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원장 백순근)에서 발표한 ‘한․일 중학교의 공간구성 비교 연구’에 따르면, 정부에서 일괄적으로 시행한 우리나라의 교과교실제와는 달리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을 겪고, 교실 부족으로 교실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또한 자연히 학생들이 교실을 이동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원하는 학교 별로 시행되어 왔다.

우리나라는 이미 50~60% 교과교실제 운영이 도입된 상태이다. 우리나라처럼 교육제도가 전환됨에 따라 짧은 시간 내에 시행된 사례가 아니라, 오랜 시간을 두고 실시하여 많은 경험을 가진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의 사례, 그리고 우리나라와 학교시설 변화과정 및 배경 등이 유사하며 단위학교 맞춤형으로 도입, 운영되고 있는 일본의 교과교실의 공간조성, 사용실태 등을 한국과 상호 비교 분석해본 결과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었다.

일본 학교의 경우는 이미 교과교실제에 대한 많은 부분들을 감안한 상태에서 설립된 학교들이어서 학생들의 쉬는 시간이 우리나라에 비해 길고, 위치적 조건도 교과교실제에 불편함이 없었다. 이에 따라 일본 학생들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위치나 면적 등에 대한 불만족은 적었고, 공간 내에서 필요한 ‘꾸미는 복지’ 즉, 위생이나 녹색 환경(공원)과 관련한 것들에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즉 만족도가 낮게 조사됐다.

반면 한국 학교의 경우는 교육제도가 바뀌면서 짧은 시간 내에 교과교실제로 일괄 전환한 경우여서, 기존의 학교시설을 리모델링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다 보면 자연히 공간을 많이 필요로 하게 되는데, 면적, 교실 배치 등 공간적 제약이 많이 발생한다.
쉬는 시간이 사라지고 이동하는데 익숙하지 않던 학생들에게 학교는 그대로, 제도만 바뀌어버려 면적이나, 위치에 대한 만족도는 일본과 반대로 낮게 나타나고 있다.
교사들은 오히려 이동하지 않게 되다보니, 위치나 면적 등에 대한 만족도는 높고, 실내에서 쓰이는 가구나 교구 및 기기 등에 대한 만족도가 낮게 드러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교과교실제는 많은 학생들이 이동하다보니, 효과적인 부분도 있지만, 학생들을 통제하는 어려움에도 많이 부딪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교과교실제가 효과적이냐는 부분에 있어서는 소견이 다양하여 학교장에 따라 선택 시행되고 있는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 학교의 대부분 교과교실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이를 포기하거나 줄어드는 양산도 보인다.

만족도 평가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의 경우 학생들이 교실의 ‘위치’, ‘복도 폭’, ‘수납공간’ 등에 불만족스럽게 생각하고, 교사는 ‘교구 및 기기’에 대해 불만족을 느끼고 있었다.
이와 같은 불만족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설학교와 기존학교가 다르게 접근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불만족을 없애고 보다 효과적인 교과교실제 시행을 위해서 신설학교는 불만족을 해결할 수 있는 사항을 반영해야 할 것이고, 기존학교를 리모델링하는 경우는 면적 및 구조의 한계가 있기에 공간의 활용에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