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누리과정 5시간 의무편성에 대한 유치원 교사들의 반발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 경남 등 유치원 교사들은 곳곳에서 집회를 갖고 지침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으며 각시도교육청 게시판에는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교육부는 각 시도교육청에 누리과정 5시간 편성·운영을 원칙으로 하되,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교육과정 운영 시간을 30분 범위 내에서 조정 가능토록 한 '2014년 유치원 교육과정 및 방과후 과정 내실화 계획'에 관한 공문을 통보했다.

서울의 정 모 교사는 "모든 유아를 연령과 발달의 차이를 무시하고 장시간 유치원에 묶어두려는 정책은 철회해야 한다"면서 "유치원 교사들은 각종 행정업무에서도 초등학교처럼 지원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아들의 과다한 수업시수와 유치원 교사들이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업시수 문제도 검토할 부분이다"고 주장했다.

경남의 나 모 교사는 "유아에게 하루 5시간씩 300분간 수업을 하라는 것은 초등학교로 계산해 보면 8교시에 해당하는 수업이다"면서 "초등학교와의 연계교육을 강조한다는 누리과정 수업시수가 1학년 수업시수(19시간~22시간)보다 많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 모 교사도 "5시간동안 초등학교 1학급당 학생 수보다 더 많은 28명과 생활한다"면서 "아이들 생활지도와 학습지도 기본생활습관지도를 하다보면 진이 빠지고 원아들도 친구들 놀이소리에 두통을 호소하는 아이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누리과정 내에 포함된 바깥놀이 시간 안전사고에 안절부절합니다. 제일 안전사고율이 높기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시간이다"면서 철회를 요구했다.

특히 현행 유치원 교육과정 고시(제2012-16호)에는 수업시간을 1일 3~5시간을 기준으로 편성하고, 학급 특성에 따라 융통성 있게 편성할 수 있도록 돼 있어 5시간 수업 강제 지침은 교육부가 스스로 고시를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 모 교사는 "행정절차를 무시하고 고시를 위반한 부당한 지침은 무효화 해야한다"면서 "유아발달에 적합한 유치원 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유치원 교사의 근무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 등 교원단체들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시·도 교총별로 시·도 교육청을 대상으로 누리과정 시간을 현행 3-5시간 범위 내에서의 자율권 보장 및 방과 후 과정 개선을 위한 긴급 교섭을 요청한 상태다. 아울러 17개 시·도교총은 해당 지역 소재의 유치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 긴급 안내 공문을 통해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 대상으로 전화, 홈페이지, 방문, 집회 등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해 교육부의 지침 철회를 촉구하는 집중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전교조도 누리교육과정 5시간 수업강제지침을 저지하고 방과 후 과정 교사 및 행정인력 확보를 위해 시·도 교육청과의 교섭, 시민사회단체들과 대대적인 대국민 선전 활동, 5시간 강제지침 철회 서명운동, 유치원 교육과정 고시를 무시한 교육부 장관 고발 및 퇴진운동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