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한마음고등학교(이하 한마음고)가 교사와 설립자의 극한 대립으로 파행운영이 예고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한마음고는 지난 6일 파면 3명, 해임 2명을 포함해 총 7명을 징계했다. 이 학교는 교과 담당교사가 12명에 불과한 작은 대안교육학교이다. 12인의 교과 담당교사 중 7인을 징계해 사실상 파행운영이 불가피해졌다. 이 대량 중징계의 뒷면에는 설립자와 그에 반하는 교사들의 극한 대립이 있었다.
 천안의 대안교육 특성화고등학교인 한마음고는 2005년 이후 오랜 기간 설립자와 그에 반대하는 교사들의 대립으로 분규를 겪어 왔다.

설립자측은 반대교사들이 그들에게 찬성하지 않는 교사들과 친한 학생들을 고의로 고립시켰으며, 학생에게 폭언을 하고, 설립자에 반대하기위해 집단행동으로 학교운영을 방해해왔다고 비난해왔다. 그에 반해 반대교사측은 2005년에 비리로 교장에서 쫓겨난 설립자가 2010년 행정실장으로 다시 들어왔고, 이후 학교운영을 자의적으로 하며 스스로 교장이 되기 위해 반대교사들을 탄압해왔다며 대립해왔다.

 이와 같은 극한대립은 너무도 오래 지속되어 학생들마저 이 다툼에 휩쓸리고 있었다. 이 학교의 졸업생인 ㄱ군은 “입학하면서부터 선배들에게 들어 누구나 알고 있던 이야기다. 두 파벌을 A파, B파라 부르며 누구나 알고 있는 다툼이었다. 우리에게는 똑같은 선생님인데 왜 그럴까 의아했지만,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지내왔다”며 학교 현장의 대립을 이야기했다. 이러한 설립자 측과 반대교사의 대립은 학생과 학부모마저 집어삼켜, 지방의 작은 대안교육학교인 한마음고는 학교운영에서조차 사사건건 파벌대립의 틀에서 서로 대립했고, 급기야 설립자 측은 대량중징계라는 칼을 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에 이르렀다. 

 설립자 측은 징계교사들은 과다지급수당을 반환하지 않았고, 도교육청의 음주금지명령에도 불구하고 체험활동 중에 학부모와 음주를 했으며, 학생과 학부모를 선동해 학교의행사를 방해하는 등 징계사유가 분명히 있고 그에 따른 합당한 징계절차를 밟았다며, 징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또한 졸업식 등 학사일정은 무사히 치르고 있고 교육과정의 파행이 있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며 항변했다.
 하지만 징계를 받은 교사 측은 징계 사유가 하나같이 사소하며, 있지도 않은 것을 징계사유로 주장하고 있고, 일부 징계사유는 설립자의 비리의혹 제기 과정을 징계사유로 넣고 있다며 설립자가 교장이 되기 위해 무리하게 벌인, 명백히 부당한 징계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서로가 극한 대립을 하는 동안 지방의 작은 대안교육학교인 이 학교는 본연의 목적인 학생지도에 있어 허점을 드러내고 있었다. 대안교육학교의 특성상 더 세심한 교육지도가 필요한 학생들이 모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립자와 교사들은 서로간의 분쟁에만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와중에 선배의 담배 심부름, 기숙사 생활 중 빨래심부름, 모욕, 폭행, 성추행 등 많은 문제가 발생했지만 학생들은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고통 받아 왔다. 이 학교의 자퇴생인 ㄴ군은 “기숙사에서 매일 빨래 심부름, 모욕, 폭행을 당했고 선생님이 그것을 본 적도 있지만, 학교도 선생님도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았다”며 한탄했다. ㄴ군은 “자퇴 후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지금이 학교에서 보다 오히려 더 편하다”며 한마음고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징계를 받은 교사 7인 중 6인이 전교조 소속으로 전교조의 반발도 컸다. 징계 다음날인 7일 전교조 세종충남지부는 즉각 성명서를 발표해 “학교와 법인 운영의 부적절성을 지적한 한마음고 교사에 대해 보복성 징계가 이뤄졌다”며 징계의 철회를 촉구했다. “설혹 일부 사소한 잘못이 있더라도, 그것이 결코 파면, 해임 등의 중징계의 이유로는 적합하지 않고, 설립자가 교장이 될 욕심에 부당하고 무리한 징계를 감행한 것으로, 교원소청심사를 통해 부당함이 밝혀질 것으로 생각 한다”며 징계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담당 교육청인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이런 갈등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양쪽의 입장이 너무 첨예하게 갈려 섣불리 어느 편을 들 수 없었다. 수차 조정을 시도했지만 서로 간의 입장 차이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징계도 결정되기 전에 조정하려 했지만, 법인은 징계의결요구서조차 보여주지 않으며 협조하지 않는데 도리가 없었다”며 하소연했다. 교육청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일단 교원소청심사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학부모들이 요구한 관선이사 요건을 검토하고, 학교에는 학교정상화 방안 요청서도 내려 보내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2005년 이후 오랜 분규로 고통을 겪어온 한마음고는 또 다시 대량중징계라는 첨예한 갈등으로 교육과정의 파행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설립자와 교사의 극한 대립 속에, 입시교육을 피해 대안교육학교를 찾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또 다시 긴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할 것으로 전망 된다. 이런 오랜 기간의 분규는 한마음고 입학생의 감소를 가져와 올해 한마음고 신입생은 40명 정원에 9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