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교사들의 명예퇴직 신청은 점점 늘어나는데 반해 시도 교육청은 관련 예산을 마련하지 못해, 교사들은 명예퇴직마저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고 있다.
 2월 들어 각 시도 교육청은 올해 명예퇴직자들을 선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신청자는 많은데 비해 예산은 오히려 작년보다 줄어 일부 신청자만 명퇴 대상자로 선정되고 있다.

 대구의 경우 248명의 신청자 중 75명만이, 부산의 경우는 603명 중 266명만이 명퇴 대상자로 선정됐고, 충북의 경우 174명 중 93명만 선정될 예정이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755명의 신청자 중 148명만 선정할 예정이어서 신청한 5명 중 4명은 명예퇴직이 반려될 예정이다.

 이 같은 때 아닌 명퇴경쟁은 지금보다 많이 내고 적게 받는다는 연금법 개정이 가시화되고 있고, 교권추락과 학교폭력, 교사들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태도변화 등을 연차가 있는 교사들이 견디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인 김 모 교사는 “이런 교사들의 명퇴 신청을 반려하면 교원사기와 신규교사 채용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시도 교육청은 최대한 신청자들을 수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교육청의 관계자는 “한 분이 명예퇴직을 하면 신규교사 두세 명을 더 임용할 수 있어 인사적체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교육청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예산이 없어 어쩔 수가 없다”며 “명퇴 신청자들을 최대한 많이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명퇴 경쟁으로 지난해에는 20년 이상의 근속기간이면 명예퇴직이 가능했지만, 올해 명예퇴직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30년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의 고등학교의 교사인 김 모 교사는 “명퇴 신청자의 상당수가 질병 등 건강상의 이유로 교단에 서기 힘들어하는데, 단순하게 예산 문제만으로 명퇴 신청을 반려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한탄했다. 
 
 교원 명예퇴직 제도는 오랫동안 근무한 교원의 사기를 높이고 교사 신규 채용을 늘리기 위해 1973년부터 도입된 제도이다. 매년 상반기(2월)와 하반기(8월)에 신청이 가능하고, 통상 한 학기가 남아있는 8월말보다 학년이 마무리되는 2월 말 신청자가 많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