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자유학기제를 농어촌 학교에 먼저 시행하자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기관지 'The HRD Review'에 실린 ‘모두를 위한 진로교육: 농어촌 학교 진로교육의 과제’ 보고서는 농어촌학교가 도시학교와는 다른 조건으로 인해 자유학기제에 오히려 적합한 최적의 장소일 수 있다며, 자유학기제 정책을 농어촌학교에서 먼저 시행하자고 주장했다.

 2012년 기준 농어촌 중학교 진로진학상담교사 배치율은 17.4%로 전국 중학교 진로진학상담교사 배치율 72%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는 학생 수 100명 이상 학교에 상담교사를 우선배치하다 보니 생긴 결과로, 학생 수 100명 이하의 학교가 많은 농어촌학교는 상대적으로 상담교사 배정에서 소외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농어촌학교는 ‘진로와 직업’ 교과 채택에 있어서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자유학기제 정책 시행의 최적 장소로 농어촌 학교를 이용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교원 1인당 낮은 학생 수, ▲교사 학생들 간의 높은 유대감, 지역ㆍ학부모의 활발한 지원, ▲도시에 뒤지지 않는 사이버 온라인 환경과 그 개선 가능성 등, 자유학기제 정책을 실현 할 최적의 공간이 오히려 농어촌학교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의 작성자인 김승보 연구위원은 지금의 복지적 시혜적 관점에서 벗어나 농어촌학교에 자유학기제 정책을 먼저 시행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정책으로 ▲학교 안팎의 인적 물적 지원을 잘 이용하기위한 시스템구축, ▲소인수 학급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농어촌의 인프라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온라인 및 사이버 진로상담 콘텐츠 구축 등을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농어촌 학교의 경우 도시 지역 학교가 흉내 내기 힘든 장점을 이미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현재 정부가 구상하는 한 학기 정도의 자유학기제가 아닌 중학교 3년 전 과정을 자유학기 성격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농어촌학교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시기 한 학기 동안 자유롭게 진로를 탐색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 꿈과 끼를 키우게 하자는 현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의 하나로, 2016년 전면 시행을 목표로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