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은 23일 「고교 교육과정 다양성의 쟁점과 대안을 탐색한다」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단체는 “수차례의 토론회를 통하여 고등학교 교육의 다양성은 고교 체제를 다양화하는 것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지난 정부에서 고교 교육의 다양성을 목표로 추진하였던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는 오히려 학교를 신입생의 중학교 내신성적으로 서열화 시켰고, 그 결과 영재학교, 특목고(과고, 외고, 국제고), 자사고(전국형, 광역형), 중점학교인 일반고, 그 외의 일반고로 고교체제 서열화를 심화시켰다”고 전했다.

이어 “그 여파가 중학생, 초등학생의 사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고교교육의 다양성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중요한 교육적 가치이므로, 고교체제의 다양화가 아닌 단위 학교의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추구함으로써 실질적인 고교교육의 다양성을 이룰 수 있을지 면밀히 분석하고자 한다”고 토론회의 취지를 밝혔다.

토론회에 참여한 허경철 전 KICE 교육과정연구본부장은 “비록 이번 교육과정 개정에서는 무학년제의 도입과 같은 주제가 핵심 방향으로 부상하고 있지는 않지만 고교 교육이나 국가 교육과정의 중장기적인 발전과 관련하여서는 깊이 있게 논의할 만한 중요한 주제”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의 2009 개정교육과정은 기존의 교육과정에 비하여 선진화된 측면을 지니고는 있으나 진정한 무학년제를 시행할 수 있는 선진형 교육과정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며 “향후 선택과목의 종류와 수를 다양화하고 확대하며, 학생 선택의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고, 다양한 단계들이 정교하게 계열화된 교과별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론에 참여한 김승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은 “최근 학교 유형 다양화 정책의 폐해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현재와 같은 ‘수직적 다양화’가 아니라 ‘수평적 다양화’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며 “점수 따기 위주의 획일적인 수업과 평가의 내용을 다양화하고, 교육과정 문서상으로만 보장되고 있는 학생의 과목선택권을 실질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안상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위원, 이광호 함께여는교육연구소장, 이기정 서울도시과학기술고 교사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함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