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현장에서 자살 생각이나 시도를 하는 학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청소년자살예방에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림대 자살과 학생 정신건강 연구소는 17일 '학생 자살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전략'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안동현 한양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살 사망은 1000명 재학하는 학교에서 20년 근무했을 때 1명 있을 수 있는 경우로 실제로 일어날 확률은 높지 않다"면서 "오히려 자살사고, 시도계획이 청소년에 매우 높게 나타난다. 학교현장에서 이 부분을 신경 쓰는 게 자살예방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학교폭력 경험유무에 따라 1.5-3배 정도 자살사고가 높아지는 것을 볼 때 학교폭력과 자살을 연결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나라 청소년은 스트레스, 우울감, 자살사고가 높고 자살사고 및 계획을 시작하는 연령도 15세 전후 급증하고 있는데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가 문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부분을 학교에서 차단하고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자살사망 보다는 이와 연관된 자해시도 부분을 차단하는 것이 학교현장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승연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보편적 자살예방프로그램이 효과적이지 않은 이유는 학생을 우선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면서 “학생들은 자살이 드물게 일어나고 자신과 관련 없는 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자살예방 구체적 행동요인 등 배워도 학교 내 시스템 없고 도와줄 어른 없으면 효과가 없다”면서 “행정적 자문➜교사·교직원➜부모➜지역사회 훈련이 되고 안전망 확립 후에 학생들 대상으로 자살예방 교육을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프로그램 내용보다 프로그램이 있고 그 프로그램으로 인해 환경변화가 생기는 지가 중요하다”면서 “프로그램이 일관되게 실행돼야 하는데 실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교육청, 교장 등 행정적 자문가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지도력을 발휘해야 이후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영 한국자살예방협회학술위원장·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외부전문가가 들어가기에는 학교문턱이 높고 폐쇄적이다”면서 “학교는 자살예방 전문기관이 아니고 학교가 다 책임질 수 없다. 자살을 학교나 교사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잘못된 일로 지역사회와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반복적 자살 교육으로 자살이라는 개념이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게 사실이다”며 “집단 괴롭힘이나 학교폭력, 자해군 등 자살예방을 위한 타겟층을 명료하게 규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살예방센터 등 전문기관들이 많지만 실제 연계할 곳이 없다면서 여성가족부, 교육부로 산재해 있어 한명의 자살위험군 학생이 발생하면 아이가 담임교사, 상담교사, 교육복지사, 청소년정신보건센터 등 보통 3-6명 전문가를 만나게 된다. 상담 지원을 토스받아 투어를 하게 되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떻게 협력하고 전달체계를 마련할 지 정부부처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지역사회가 함께 움직여 줘야 하고 사람 배치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끊임없이 전문적인 교육과 아울러 학생자살예방에 의한 전략과 모든 정책은 평가는 양적연구는 물론 질적연구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