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일부 거점학교가 2014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거점학교의 취지와 어긋난 행보를 보이며 논란을 빚었다. 실기고사를 치르는가 하면 예술고나 특목고 입시에서도 금지된 공인어학성적과 교외 활동 등을 반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부터다.

 거점고는 일반고 살리기의 일환으로 ‘예고나 특목고에 지원해서 떨어진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지속적으로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학교다.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도 과학, 제2외국어, 예체능 과목 등을 충분히 배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시작됐지만,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지금과 같은 선발 조건은 본래 취지를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거점학교 모집요강을 살펴보니 일부 학교에서 마치 예고 입시처럼 선발시험을 실시하고 있었다. 음악 거점학교인 A고등학교는 성악반 지원자 경우에 한국과 이탈리아, 독일 가곡 가운데 1곡을 부르게 했다. 작곡반 지원자는 빠른 템포의 피아노곡을 연주하는 실기고사를 실시했다. 문제는 총 300점 가운데 실기고사 점수가 예고보다 높은 200점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미술 거점학교인 B고와 체육 거점학교인 C고도 각각 정물소묘와 제자리멀리뛰기 같은 실시고사를 실시했다. 학교에서는 ‘관찰평가’라는 명목으로 “당락을 가르기보다 학생의 실력을 파악해 반배치 등에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 학교 대부분은 지원학생이 모집정원에 미달돼도 실기고사를 치르겠다는 입장이다.

 공인어학성적이 있으면 제출하도록 하거나 교내외 체험활동 실적을 반영하는 곳도 있다. 이는 사교육 유발과 과도한 경쟁을 부를 우려 때문에 엄격히 반영이 금지된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