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독재정권 미화 등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사실상 퇴출당했다.

전주 상산고, 파주 운정고, 수원 동우여고 등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한 학교들이 학부모, 학생, 졸업생, 교사 등의 반발로 모두 20여개 고교가 교과서 채택을 철회한데 이어 3월 개교 예정인 군인 자녀 기숙형 학교 파주 한민고도 철회를 결정했다.

특히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선정했던 경북 청송여고가 교학사 교과서 선정을 취소하고 다시 한국사 교과서를 선정하기로 결정하면서 전국적인 교학사 교과서 채택율은 0%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박지학 청송여고 교장은 9일 “학부모들의 의견을 존중해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하고, 교학사를 제외한 나머지 한국사 교과서 가운데 하나를 다시 선정하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교학사 교과서 공동저자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시민사회 단체, 동문, 학부모 등의 압박이 작용해 채택 취소가 이어지고 있지만 사립학교에서 교재를 선택하는 것은 학교의 고유 권한이다"고 말했다.

전교조는 "역사왜곡, 표절, 오류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에 대한 학생, 학부모, 지역시민들의 반발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면서 "하지만 교육부는 교육주체들의 상식적인 비판을 외압이라 폄훼하며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를 선언한 학교들에 대한 특별조사까지 진행했다. 교육부는 마지막까지 노골적인 교학사 교과서 구하기 작전을 펼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교총 김무성 대변인은 “학교에서 학운위라든지 실제적으로 민주적, 정상적 절차를 거쳐 교과서를 결정한 부분이다. 교과서 결정부분에 대한 외압을 행사해서 취소 요구하는 행태는 학교운영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역사 교과서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탈이념으로 한국사 교과서를 만들고 집필하는 것이 필요하고 교과서 선정 기준을 강화하면서 교육부 편수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