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0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청소년활동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된 것과 관련, 청소년 및 교육단체, 공·사립 청소년수련시설 실무자 등(이하 단체연합)은 “청소년 현장에서 일어날 결과에 대해 고려하지 않은 탁상공론이며, 밀어내기식 개정안”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개정안은 청소년활동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마련되었고 많은 폐해가 예상되는 만큼 국회는 입법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현장과의 대화의 장부터 마련하여야 하며, 시민의 기본권과 청소년활동진흥법의 입법 목적이 지켜질 수 있도록 법안 심사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다.

개정안은 올 여름 발생한 사설 해병대체험 캠프 사고를 결정적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안전대책을 마련코자 신고의무 등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의 쟁점 중 하나는 제9조의6(숙박형 등 청소년수련활동의 제한)의 신설이다. 이 항에서는 신고·등록·인가·허가를 받지 아니한 단체 및 개인의 숙박형 활동과, 일부 비숙박형 활동을 전면 금지시키고 있다.

단체연합은 성명서를 통해 “개정안에 따르자면 청소년 자치모임이나 시민사회단체가 자발적으로 기획한 캠프, 비인가 대안학교가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수행하는 농촌·현장 체험활동 등은 아예 개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며 “국가의 허락을 받은 청소년활동만 가능케 하는 것으로 민간 및 청소년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하는 자율적인 청소년활동을 말살할 위험이 크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동 법안은 일부 개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위험한 활동을 모집하는 경우를 막을 수 있으나, 법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모든 단체와 개인의 활동까지 전면 제한하는 것은 청소년 활동의 다양성과 광범위한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입법이며 위헌성마저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연합은 이어 제9조의4 제2항에서 여성가족부장관은 숙박형 등 청소년수련활동 관련 정보의 공개를 위해 온라인종합정보제공시스템을 구축·운영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신설한 것과 관련해 “기존에도 관련 정보의 공개는 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지방자치단체장이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알리면 되는데도 이토록 정부가 과도하게 정보를 집적하는 의도는 무엇이고, 수많은 주최자, 운영자, 보조자들의 등록기준지 등 민감한 개인정보까지 관리하겠다는 것은 아닌지 현장은 우려하고 있다”며 “전국에서 일주일 사이에 수백 개의 청소년 활동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그것을 모두 신고, 수리할 뿐 아니라 일일이 검토하겠다는 것은 중앙부처로서 상식에 맞는 계획인가”라고 반문했다.

단체는 또한 정부에서 끊임없이 안전 기준을 크게 요구하지만 그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다는 것, 청소년수련활동을 제한하는 기준으로 ‘일정규모’와 ‘위험도’라는 불분명한 용어를 사용한 것 등을 비판했으며, 27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등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함수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