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만들기, 캐롤부르기, 카드만들기 등 특정 종교행사를 정규 수업시간에 꼭 해야 하나요…?”

12월이 되면서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수업을 하는 학교가 많아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정 종교로 개종을 강요하거나 기도하는 행위뿐 아니라 크리스마스, 부활절과 같은 종교 기념일에 관련수업을 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해마다 12월이 되면 학교마다 크리스마스 관련 수업이 공공연하게 이뤄지면서 학부모들이 시정을 요구하고있다.

특히 "타종교나 무교인 학생들에게는 수업자체가 종교 차별이다"며 그런 의사를 표출하면 ‘왜 예민하게 반응하나’라며 면박당하거나 수업에 참여하지 말라는 식으로 학생 인권이 무시당하는 일이 많고 학교 측에 시정을 요구하면 그해뿐 매년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는 주장이다.

실제 일선 학교에서는 산타할아버지 양말,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 캐롤부르기, 크리스마스 인형극 관람, 부모와 함께 크리스마스 추억 만들기, 크리스마스 콘서트,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크리스마스 관련 이벤트 등 다양한 관련 행사를 펼치고 있다.

부천의 변 모 학부모는 “종교 수업참여를 강제적으로 하게하지 말아달라고 몇몇 학부모 대표들과 교장 선생님을 만났었지만 학교 측은 성탄절을 종교와 관련 없는 단순한 축제일로 알고 있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성탄절 관련 수업을 거부하는 학생에게 ‘이건 종교행사가 아니다’며 담임교사가 면박을 주기도 했다”며 부정확한 지식을 아이에게 교육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인천의 안 모 학부모는 “기말고사 마치고 나면 특별한 교과진행을 하지 않고 대부분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거나 노래를 배운다. 해마다 겨울이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초·중·고에 이르기까지 이런 수업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답답하다”며 “특히 교사들이 종교행사가 아닌 사회적 풍습정도로 여기고 있는데 자유로운 아이디어로 창의적인 수업을 해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서울의 서 모 학부모는 “고등학생 딸아이가 ‘학교정문과 후문에 선생님들이 싼타복을 입고 전교생에게 귤을 나눠주더라’며 자기는 종교가 없는데 으아해했다”고 밝힌 뒤 “같은반 친구는 다른 종교인데 그런 기독교 행사를 하는 게 너무 싫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차라리 교과가 다 끝나 수업일수 채워야하면 뜨개질이나 기타 다른 것을 하면 좋을 텐데 석가탄신일에는 연등 만들기 안하잖아요?”라며 반문했다.

김 모 학부모 “해마다 12월이 되면 겨울방학이 되기까지 빈번하게 크리스마스 수업을 해 불교신자인 우리 아이는 마음을 졸이며 등교한다”면서 “‘수업 중에 캐롤부르고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라고 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으로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4월초파일에는 아무행사도 하지 않으면서 12월25일 하루만도 아닌 겨울 내내 학교에서까지 야단법석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공교육현장에서 종교관련 수업을 진행하면서 너무 당연시하는 지금 학교의 모습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