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실 운영 및 응급처치, 보건교육, 정서행동특성검사, 양성평등교육, 상담업무 등 매년 업무는 증가하는 반면 근무환경은 변하지 않고 제자리걸음 하면서 보건교사들의 불만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

특히 병설유치원이 함께 있는 초등학교 보건교사들은 겸직발령 없이 원아들까지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 상담교사 역할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업무 과부하에 대한 불만이 일고 있는 것.

보건교육포럼 우옥영 이사장은 “5,6학년 보건교육, 정신건강 검사 의무화 등 새로운 업무가 계속 생겨나고 있지만 보건교사는 여전히 학교에 한 명 뿐이다”면서 “인도적 차원에서 모든 일을 하고 있지만 한계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 이사장은 “보건 교사들은 학교 규모에 따라 일의 양이 2~10배가 될 수 있다. 그런 상황 고려 없이 배치하는 것은 문제다”면서 “무엇보다 인력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조 인력이나 보건교사를 임의 배치해 전문성이 요구되는 일은 보건교사가 담당하고 지도·감독 하에 해도 되는 일은 보조 인력이 담당하게끔 하는 것이 바람직한 해결 방법이다”고 밝힌 뒤 “24학급이 넘어가는 학교에는 2명을 둬서 교육, 치료, 정신건강관리, 유치원 등 업무분장을 나눠야 한다” 말했다.

특히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할 당시 43학급 이상 거대학교는 보조 인력을 두거나 순회하는 규정이 만들어졌지만 그거조차도 지속적으로 되지 않고 있는 등 인력에 대한 대책이 없다”며 그런 상태에서 겸임까지 한다는 것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가는 일이다며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초등학교 보건교사로 임용돼 근무한지 19년차라고 밝힌 J씨는 “병설유치원이 함께 있는 초등학교에 근무하다보면 원아들이 건강상의 문제로 자주 보건실에 온다”면서 “초등학교 보건교사로 임용되고 발령 받았는데, 병설유치원 원아들까지 모두 책임지고 응급처치하고, 병원후송은 물론 건강 관련 검사, 보건교육까지 실시해야 하는 책임이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장, 교감 선생님들은 학교별로 병설유치원 겸직 발령장을 받고, 매년 수차례 관련 연수도 받는다”며 “매월 관리수당 외에 병설유치원 겸직수당도 나오던데 보건교사는 매일 유치원 아이들까지 돌보느라 바쁘고 힘들지만 이런 겸임에 대한 지침이나 연수가 단 한 번도 없고 겸직 발령장, 겸직 수당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그는 “학급 담임과 달리 전교생을 혼자 돌봐야 하는 업무 부담감, 해마다 각종 업무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보건교사 수당과 겸직 수당 등 형평성에 맞지 않게 제자리걸음하고 있어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원숙 기자]